"득보다 실 많다"… 통합당, '장외투쟁' 접은 이유는?

[the300]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통합당이 '장외 투쟁'을 미뤘다.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 행태에 맞선다. 장외 투쟁이 불러올 '여론 역풍'을 우려한 결정이다. 국회가 다뤄야 할 각종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도 고려했다.



"장외투쟁 단계 아냐", "좋아하지 않아"… '신중론' 꺼낸 통합당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들이 튀어나가서 장외투쟁하는 것 자체가 능사가 아니다"며 "최종적인 수단으로 장외 투쟁을 했는데,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장외 투쟁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폭우가 내려서 전국이 비상상태다. 휴가철과 여름 더위고 겹쳤고 코로나 거리두기도 하고 있다"며 "(장외 투쟁) 시기와 방식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외 투쟁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가능성도 닫지 않겠다"며 검토 가능성은 남겼다.

전날 장외 투쟁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했으나, 입장이 바뀐 것이다. 주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이 법사위, 운영위에서도 단독 입법을 강행하자 장외 투쟁의 불가피성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의원총회에서 장외 투쟁에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농성장에서 당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현재로선 장외 투쟁의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라는 명분에도 '구태 정치'라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황교안 전 대표 시절 잦은 장외 투쟁이 총선 참패를 불러왔다는 당내 인식도 존재한다.

통합당의 장외 투쟁에 힘을 보탤 시민사회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는 '태극기 세력'과는 이미 선을 그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장외 투쟁에 나설 경우 스스로 고립에 빠지는 '자충수'를 둘 수 있다.

국회에 던져진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도 고려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부동산 정책 실패, 사법 개혁·장악 논란, 사모펀드 투자 피해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를 비울 경우 국민적 관심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투쟁하자"… 불법, 폭정 따지되 대안 제시도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임대차보호법 상정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통합당의 '장내 투쟁'은 민주당 폭정을 근거 있게 지적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불법, 폭정을 따지고 우리의 대안을 제시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헌법과 국회 안에서 우리 주장을 밝히고 막말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엔 참석하나,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표결엔 참여하지 않는다. 반대토론을 통해 해당 법안의 절차적 문제 등을 지적할 예정이다.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내용을 담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전날 법사위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법안 상정 2시간 만에 통과됐다.

주 원내대표는 "임대차보호법은 절차적 문제도 엄청나고 내용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많다며 "법사위 소위원회도 구성되지 않고, 교섭단체 합의도 없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통과됐다. 이 절차를 인정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본회의에서 지적하고 퇴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야 이견이 없는 법안 처리엔 동참한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열린 복지위와 문체위에 참석해 '감염병예방법 개정안',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의결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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