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정자법 위반 의혹 박지원, 유일한 사과는 '전두환 환영'

[the300]

미래통합당이 27일 박지원 국가정보원(국정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학력 위조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을 거론하며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다. 질의응답이 설전으로 격화하며 인신 공격성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자가 이날 오전 유일하게 사과한 사안은 전두환 전 대통령 방미 당시 환영단장을 맡았던 일이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열린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학력위조 의혹과 대북관 등이 쟁점이 되고있다/사진=뉴스1


"자료제출 왜 안 하나" vs "저한테 묻지 마시라"


질의 전부터 압박이 시작됐다.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는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통합당 의원 4명 중 3명은 일제히 자료제출 요구를 했다.

정보위 통합당 간사인 하 의원은 "2000년 당시 권력 2인자일 때, 단국대 학력 위조 의혹을 받고 있고 그것을 확인할 자료로 학적부에 있는 성적표 원본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끝까지 거부했다"며 "(성적 공개가) 개인 정보 유출이라고 말했는데, 성적을 가리고 충분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철규 통합당 의원도 "120건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제출된 자료는 23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부동의해서 사실상 자료제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태용 통합당 의원도 "129건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답변 온 게 37건이다. 이례적으로 답변률이 낮다"며 "2000년 당시 후보자의 학정 정정에 대해선 권력형 학력 위조 사건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학적 정리는 대학에서 책임질 일이지 제가 학적을 정리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성적을 가리고 제출해달라는 것은 대학에서 할 일이지 제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에서도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는다는 법적 보장이기 때문에 저는 (제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열린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지원 "학적 의혹? 55년전 하태경 태어나기도 전의 일"


본격 질의에 들어서면서 질의응답은 설전으로 격화했다.

야당 측 첫 질의자로 나선 하 의원은 "다른 학력 위조와 달리 (박 후보자의 학적 위조에는) '권력형'이라는 말이 붙는다. 2000년 (박 후보자가) 실세 때 어두운 과거 은폐를 위해 단국대를 겁박해 학력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광주교대를 다녔던 박 후보자가 조선대를 다닌 것으로 꾸며 1965년 단국대에 편입했고, 이후 청문회 제도가 도입되자 문제가 되지 않도록 2000년에 한차례 더 이를 광주교대로 바꾸는 학적 위조를 했다고 주장한다.

박 후보자가 "아무리 청문을 받는다고 해도 사실이 아닌 것을..."이라며 입을 뗐지만 하 의원은 "답을 짧게 하라"며 말을 끊었다. 박 후보자는 "위조, 겁박과 같은 말씀을 하시면서 짧게 하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반발했다.

하 의원은 재차 "(박 후보자가) 전공필수 과목을 단 1학점도 안 들었다"며 "160학점 중에 72학점이 빈다. 졸업 자격이 무효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저는 분명히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성적표와 졸업증명서를 내서 단국대에 편입했고, 성실하게 수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국대에서 학점을 인정하고 졸업을 하라고 하니까 했다. 학점이 안 되니까 졸업하지 말라고 했으면 안 했다"며 "따라서 저한테 묻지 마시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하 의원은 박 후보자를 향해 "박 후보자는 판단력이 상당히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딴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국민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물러서지 않고 "내 국민도 본다"고 받아쳤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열린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를 경청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학력위조 의혹과 대북관 등이 쟁점이 되고있다/사진=뉴스1


여러 의혹에 반박…'전두환 환영'은 사과


박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것과 관련 "북한에 불법송금한 관계가 없다"며 "2000년 6·15 때 정부 돈이 1달러도 들어 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금강산 관광 등 7가지 사업의 대가로 현대가 지불했다고 하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사법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옥고를 치르게 된 것은 현대가 북한으로 송금하는 과정에 국정원 계좌를 활용했다는 것이지만, 저는 지금도 당시도 어떠한 계좌를 통해서 현대가 북한으로 송금을 했다는 것은 모르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북송금 특검은 2003년 수사를 통해 현대가 4억5000만 달러를 국정원 계좌를 통해 북에 지원했고, 이 중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금이 1억 달러 포함돼 있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당시 사건 핵심 인물인 고 정몽헌 현대 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대북송금에 관여했던 박 후보자는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많이 비난했다. 선거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태용 통합당 의원이 "사람이 지나면 하는 말도 생각도 바뀔 수 있지만 후보자의 바뀜은 진폭이 크다"고 비난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이에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두 번 뵙고 용서해 달라고 했다"며 "문 대통령도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1981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방미 당시 환영단장을 맡은 것에 대해선 유일하게 사과했다.

박 후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망명시에 그에 대해 말씀드렸고, 지금까지도 얼마 전까지도 방송에 출연해 내 잘못을 반성하고 살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러나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이 나라 민주화에 벽돌 하나라도 놓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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