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최전선 '총대' 멘 윤호중…"법사위, 이제 '갑질' 끝"

[the300][300티타임]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이기범 기자

그야말로 ‘총대’를 멨다. 176석(탈당·제명 제외)을 보유한 ‘슈퍼 여당’의 4선 중진인데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받아들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법원 개혁,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상법 개편 등 ‘묵힌 과제’도 산적하다. 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맡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구리)을 만나봤다.

윤 위원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법사위 운영 계획에 대해 “‘상원 노릇’하지 말자, ‘갑질’하지 말자, 법대로 하자,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권을 앞세워 ‘상원’ 노릇을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여야가 17개 상임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특별위원회 제외)에서 합의한 법안을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계류하거나 뜯어고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법사위가 체계·자구 수정이라는 권한을 가진 것이지, 다른 상임위의 결정을 뒤집거나 법안 내용을 수정하는 권한이 있는 게 아니”라며 “지금까지 법사위가 월권해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사법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당면 과제는 공수처 출범이다. 미래통합당은 공수처 출범에 반대하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을 위촉하지 않는 상황이다.

윤 위원장은 “그렇게 안 되길 바란다”면서도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방해해서 공수처가 출범을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야당을 배제하는 식의 공수처법 개정은) 고려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사위 소관의 ‘민생 입법’에 대한 고민도 깊다. 윤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금산분리법 등 개별법들은 많이 바꿔 왔는데 정작 그런 법들의 기초가 되는 상법, 민법 등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바뀌어야 할 부분들은 과감하게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다른 것보다 공정하게 위원회를 잘 운영했다, 그렇게 운영해서 개혁 성과를 개혁 성과를 많이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둘 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이기범 기자

이하는 인터뷰 전문.

-21대 총선이 끝난 지 3개월이 지났다.
▶공천 실무를 책임졌던 입장에서 보면 130여명의 현역 의원 중에서 반발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완주한 분이 없다. 정당 공천은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반발도 있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나름대로 ‘퍼펙트한’(완벽한) 공천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물론 우리 의원님들이 잘 따라와 준 덕이 크다. 공정하게 공천을 관리했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거 결과보다 그게 더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거 기간 영입 인사들 입당식 중 한참 운 적이 있다. 이소현씨는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은 분인데… 아이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며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이야기를 했다. 같이 오셨던 분들도 표정이 너무 굳어있었다. 아이를 잃고 나서 단 한 번도 웃어본 적이 없는 분들의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정치를 정말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눈물이 흘렀다.

-21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가장 시급한 과제를 꼽아달라.
▶검찰·사법 개혁이다. 20대 국회말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분리 법안이 통과가 됐다. 정착시키고 시행 전 준비를 잘하는 과제가 남았다. 물론, 검찰 개혁은 법만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등에서 보듯이 수사 관행이 훨씬 큰 영역이다. 국민의 인권이 존중되면서도 법치 질서를 지켜나가는 검찰의 새로운 모습이 필요한 때다.

사법부는 독립된 곳이기 때문에 입법부에서 일방적으로 법을 만들고 몰아붙이기보다 사법부 주체들이 스스로 개혁의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의논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논의는 많이 됐는데 제대로 이뤄졌다는 평가는 못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들을 사법부 구성원들과 입법부가 함께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법사위 소관 민생 현안 중 주목하는 것이 있다면?
▶법사위가 주로 법조인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까 실제로 법사위가 해야 할 민생과 관련된 법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과거 모습 그대로 있는 점도 있다. 공정거래법, 금산분리법 등 개별 법들은 많이 바꿔 왔는데 정작 그런 법들의 기초가 되는 상법, 민법 등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바뀌어야 할 부분들은 과감하게 바꿔 나가야 한다.

상법 내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회사법, 계약법, 또 그런 것에서 파생된 일반법들이다. 특별법은 대체로 각 상임위에 있는데 일반법들은 다 법사위가 쥐고 있다. 그래서 법사위가 일반법들을 바꿔 나가는 게 민생 개혁의 완성을 위해 마지막 단계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임대차보호법이나 다중대표소송법, 집중투표제 관련 법 등 여러 과제도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이기범 기자

-윤미향 민주당 의원 관련 공익법인 회계 투명화 문제도 있다.
▶이 문제는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이 거론되기 전에 이미 케이(K)-스포츠재단, 미르재단부터 문제가 됐다. 그 당시 제가 일명 ‘공익위원회법’을 내놨다. 지금 각 부처가 설립 허가를 하고 감독 권한을 가진다. 세금 혜택과 관련해선 국세청이 관리 책임이 있다. 이렇게 관리 책임이나 지도 감독 권한이 분산돼 있어 서로 떠넘기기도 하고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공익법인에 대한 관리가 대체적으로 안 되는 것이다. 그런 관리 권한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이후 관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민관이 공동으로 협의 기구 형태의 위원회를 만들어서 관리를 하는 방식이다. 이것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공수처 시한이 도래했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를 빨리 가동해야 한다. 저희가 추천위원을 추천하고 야당도 위원을 추천해서 공수처장 추천 논의에 들어가자는 입장이다. 야당이 빨리 추천 위원을 추천해주길 바라고 있다.

-공수처법 개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렇게 안 되길 바란다. 그러나 만약에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방해해서 공수처가 출범을 못 하는 상황이 된다면 고려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계속 야당을 설득하고 공수처장을 추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겠다.

-야당은 줄 곧 법사위원장을 요구했다.
▶법사위원장을 꼭 가져가야겠다고 하는 이유가 이해 안 된다. 야당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하나, 야당 법사위원장은 독주를 견제하기보다 이를테면 일을 못 하게 하는 수단으로 쓰여왔다. 발목잡기 수단이지, 견제 수단은 아니었다.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는 의도가 다른 데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를테면 검찰이나 법원에 대한 일종의 압력 창구, 이런 역할을 기대하고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윤 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 발언한 적은 없다. 윤 총장이 장관의 지휘가 있기 전에 서울중앙지검의 건의사항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측근을 감싸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단을 하는 게 어떠냐는 취지였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고 얘기했으니 자기 측근에 충성하지 말고 조직을 위해 결단하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했다.

-법사위원장 되시고 윤 총장이 따로 연락한 것은 없었나
▶축하 전화가 한번 왔었다. 축하한다는 이야기 외 다른 이야기는 없었다.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등 각종 예규에 특별한 기밀 사항이 없는데도 비공개되면서 사안 본질에 다가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대검 감찰 관련 내규와 수사심의위원회 관련 규정,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등 3가지는 우리가 상임위 의결로 자료 제출 요구해서 받았다. 이것을 포함해서 약 80여건의 비공개 규정이 있다. 인권수사제도개선TF가 공개 전환 여부를 검토해서 일괄 처리하겠다는 게 법무부 답변이다. 개인정보, 수사정보, 국가안보 등과 관련 없는 규정이라면 과감하게 다 공개 전환하겠다고 답변했으니 지켜보겠다.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이 이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현 주소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일하는국회법’이 민주당 당론으로 추진된다.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가 핵심인데, 해당 법안 역시 법사위에서 논의돼야 한다.
▶우선 운영위원회에서 일하는국회법이 넘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21대 국회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 대해 ‘상원’ 역할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우리 소관 부처가 아닌, 다른 부처들에 대해서 갑질하지 말아야 한다.

현행 국회법을 그대로 따르기만 한다면 사실 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왜냐면 법사위가 체계·자구 수정이라는 권한을 가지는 것이지, 다른 상임위의 결정을 뒤집거나 법안 내용을 수정하는 권한이 있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법사위가 월권한 것이다. 엄격하게 국회법에 따라 법사위가 역할을 해야 한다. ‘상원’ 노릇 하지 말자, 갑질하지 말자, 법대로 하자.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어떤 법사위원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다른 것보다 공정하게 위원회를 잘 운영했다, 그렇게 운영해서 개혁 성과를 많이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둘 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웃음) 한번 해내 보겠다.

법사위원장 등 18개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전부 가지게 되니까 이게 독주 내지는 독재 아닌가 우려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데 국회는 위원장이나 의장이 권한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300명의 동등한 헌법 기관으로 구성된다. 사회권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따라 독주나 독재가 이뤄진다는 주장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한 쪽으로 회의를 끌어간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런데 국회 전체나 위원회 운영의 책임을 지고 성과와 결과에 대해 무거운 부담을 안는 것이다. 다수당의 위원장이라고 해서 다수당 의사만 듣고 일방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의견을 충분히 듣을 것이다. 소수 의견을 피력할 기회를 주고 그 중 합리적 의견이 있으면 수용해서 타협안을 만들어내는 그런 위원장이 되겠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첫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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