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부터 박원순까지…'총선 압승' 후 잇딴 '악재' 만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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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압승 이후 연이은 악재에 휩쓸렸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사후 예우를 둘러싼 논란으로 민주당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맞물린 고(故) 백선엽 장군의 안장 문제도 곤혹스럽다. 21대 국회의 늑장 개원조차 지연되고 있는 점도 집권 여당으로선 부담스런 요인이다. 



故 박원순·백선엽 '사후예우' 논란 휩싸인 민주당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운구행렬이 화장 절차를 밟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 도착하고 있다. 유해는 화장한 뒤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는 본인의 뜻에 따라 고향인 경남 창녕에 있는 묘소에 안장될 예정이다. /사진=뉴스1.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두 분(박 시장, 백 장군)의 장례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렇더라도 최소한 장례 기간에는 서로 간에 추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공동체를 함께 가꿔나간다는 자세로 임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최근 박 시장과 백 장군의 사후 예우를 두고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날까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 박 시장의 장례식은 거센 찬반 논쟁을 불러왔다. 박 시장이 전직 여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을 막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6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 대표가 공동장례위원장을 맡고, 당 차원의 성추행 의혹 대응을 묻는 기자에게 욕설한 것 역시 부정적인 여론을 키웠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민주당 의원들의 태도도 실망감을 안겼다.

그나마 김해영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에서 "피해호소인에 대한 비난이나 2차 가해가 절대로 있어선 안 될 것"이라며 "당의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내놓은 첫 사과다. 

지난 10일 별세한 고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란에서도 민주당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친일 인사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고 백 장군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전쟁 영웅으로 평가받는 고 백 장군의 만주군 간도특설대 이력이 재조명되며 사회적 갈등이 불거졌다.

정작 민주당은 고 백 장군 별세 이후에는 현충원 안장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매일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대변인 논평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총선 압승' 이후 터진 악재들… '거여' 국회의 개원식은 언제쯤?


민주당을 둘러싼 악재는 지난 4월 총선 압승 직후부터 연이어 터졌다. 4월 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성 공무원 성추행 의혹으로 자진사퇴했다. 민주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오 전 시장 제명 및 출당 조치를 단행하며 빠른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된 윤미향, 양정숙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터졌다.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인 양 의원은 제명됐으나, 윤 의원을 둘러싼 의혹들은 법정으로 넘어갔다. 지난달 말에는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의 250억원 규모 임금 체불 논란도 불거졌다.

21대 국회가 여야 갈등으로 개원식조차 열지 못하는 상황 역시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은 18곳 상임위원회 중 정보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원장을 민주당 의원으로 선출했다. 3차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미래통합당과 원 구성 협상에 실패하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35조1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은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대 국회 개원연설문을 열번 넘게 수정하며 준비하고 있지만 국회 의사일정 협상이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10일이 지나면 다음주 이후로 일정이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19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은 대통령의 개원 연설로 기록된다. 사진은 지난 10일 오후 국회 본청 모습. /사진=뉴스1.

사실상 21대 국회가 통합당을 제외한 채로 개원했으나, 아직까지 개원식 일정을 잡지 못했다. 개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통합당과 추가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청문회 개최를 위한 통합당의 협조도 구해야 한다.

하지만 양당 간 협상은 지지부진하고, 탈출구 마련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러면서 21대 국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개원식 지연 부문에서 역대 최장의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장 기록인 18대 국회의 2008년 7월 11일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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