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망' 충격·당혹 휩싸인 민주당… 또다시 대권주자 '악재'

[the300]



넘쳐났던 대선 자원들은 어디에… 與 대선구도 '영향' 불가피


서울시 관계자들이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정치권이 충격에 빠졌다. 박 시장이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힌 만큼, 차기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잠재적 대선주자의 악재에 또 휩싸인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0일 오전 0시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신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질 것을 우려한 압박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로부터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다음 날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박 시장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특히 박 시장이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된 만큼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당내 대권구도 등을 감안,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연일 인터뷰를 이어가던 이낙연 의원도 10일 인터뷰를 모두 취소했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향후 일정을 잠정 취소할 방침이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조문은 11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 /사진=뉴시스.

박 시장은 현재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가 가진 잠재력을 고려하면 민주당 전체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28.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 20%, 김부겸 전 의원 3.3%, 박원순 시장 2.6% 지지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2021년 9월 이후)이 아직 1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지지율 향방에 따라 박 시장의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봤다.

민주당이 잠재적 대선주자의 악재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2018년 비서의 성추행 폭로로 민주당에서 출당 및 제명됐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안 전 지사에 대한 징역 3년6개월을 확정했고, 현재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 여전히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재판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직까지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은 채 법정 공방이 길어지고 있다. 이들의 향후 행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적 악재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4, 6, 7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산에 이어 서울도… 내년 4월 보궐선거가 걱정되는 민주당


강제추행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6월 2일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에서 구속영장 기각 후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선거와 현재 공석인 부산시장 선거가 내년 4월 보궐선거로 함께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대 지방자치단체장이 불미스러운 의혹에 휩싸인 결과다.

특히 2022년 대선을 1년 앞두고 진행되는 '대선 전초전' 성격의 선거인 탓에 지자체장 공석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에 큰 악재다. 선거를 준비해야할 차기 민주당 지도부가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는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서정협 행정1부시장의 시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민선 7기 박 시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6월30일까지다. 보궐선거에서 선출되는 새로운 시장은 남은 1년의 임기를 맡게 된다.

보궐 선거일은 내년 4월7일이다. 공직선거법 제35조에 근거해 지방자치단체장 등 보궐선거는 매년 4월 첫째주 수요일에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말 예비후보 등록, 내년 3월 중순 공식 후보 등록 등 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 보궐선거 역시 같은 날 치러진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말 여성 공무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전격 사퇴했다. 민주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오 전 시장을 당에서 제명했다. 현재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뽑는 보궐선거는 8·29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차기 민주당 대표의 첫 번째 선거다.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공식 출마선언을 마치고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

내년 4월 보궐선거 국면에서 앞선 시장들의 악재가 다시 불거질 수 있어, 새로운 당 지도부에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같은 해 9월 대선후보 경선, 2022년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로 이어지기 때문에, 선거 규모를 떠나 정치적 파장을 크게 미칠 수 있어서다. 이미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이 후보를 내선 안 된다는 당내 주장이 제기된 상황이다.

4월 보궐선거가 2022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악재가 동반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민주당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 표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이 크다. 서울과 부산의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하면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는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박 시장의 비보에 당권 레이스를 중단했다. 언론 인터뷰, 행사 등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너무 상처나 쇼크가 크다"며 "박 시장께서 그동안 우리 곁에 계시면서 참 많은 변화를 시도하셨고 또 업적도 남기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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