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런일이…" 충격·당혹 속 입단속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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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충격에 빠진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향후 정치적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박 시장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께서 황망하게 유명을 달리했다.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없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시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해온 오랜 친구다. 성품이 온화하고 너그러우면서도 의지와 강단을 갖춘 외유내강형"이라고 했다. 이어 "1980년대 이후 시민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크게 키워낸 시민운동계의 탁월한 인권변호사"라며 "서울시장을 맡은 후에는 서울시민의회에 모든 힘을 쏟아 일해왔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박원순 시장님의 비통한 소식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평생 시민운동에 헌신하고 서울시의 발전을 위해 수많은 업적을 남긴 박 시장의 명복을 빌면서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침통한 분위기 속에 다른 때와 달리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모두발언만 공개한 후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박 시장의 성추문 의혹 등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이 없었다. 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제외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당 내부가 어수선하다”며 “안희정 전 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미투 논란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 이런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2020.7.10/뉴스1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박 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도 충격이지만,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은 여권 광역단체장의 세 번째 미투 의혹이 제기돼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밤 박 시장 실종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 실종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시장의 부재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장에 이어 서울시장까지 공석이 된 탓에 당 입장에선 내년 보궐선거까지 이들 광역단체장의 빈자리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내에서도 지금은 고인을 애도하는 얘기만 나올 뿐 다른 정무적인 얘긴 들리지 않는다"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모두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들도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등 당권 레이스를 중단했다.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 이후 연일 언론 인터뷰를 하던 이낙연 의원은 이날 인터뷰를 모두 취소했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한편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의 수사도 종결된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며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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