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의 졸속심사 예고한 35조 규모 '슈퍼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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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대통령 시정연설을 대독하고 있다. 2020.06.29. mangusta@newsis.com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원(院)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29일 18개 상임위원회위원장을 모두 여당 소속 의원으로 선출했다.

여당은 이날부터 모든 상임위를 가동해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돌입해 다음달 3일 국회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야당의 추경심사 여부가 불투명해 '반쪽심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35조3000억원 규모의 슈퍼추경안을 나흘만에 심사해 처리한다는 점에서 '졸속심사'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6월 임시국회 회기(7월4일) 내에 3차 추경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홍정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오늘) 본회의 이후 상임위별로 각 상임위에 회부된 예산안 심사 진행된다"며 "(상임위 심사는) 내일 오전 9시30분까지 진행하고 내일(30일) 오전 10시에는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추경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약속대로 7월3일, 임시회기 내에 추경을 통과시킬 일정을 진행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임시국회 회기는 다음달 4일까지지만 4일이 토욜인점을 고려해 3일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통과시킨다는 설명이다.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한 3차 추경이 경제현장에 조기집행될 수 있도록 동료 의원들과 함께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며 "야당의 조속한 등원과 적극적 협조를 간곡하게 다시 한 번 호소하면서 저의 역할 다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35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국회가 구성된지 나흘만에 국회에서 통과된다. 사실상 하루도 채 안되는 시간만에 상임위 심사를 마치고 2~3일만에 예결위 심사를 거쳐 추경안을 통과한다는 얘기다.

예결위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을 상대로 즉각 종합정책질의를 열고 각 상임위에서 예비심사안이 넘어오면 7월 1~2일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어 세부심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많은 항목을 제대로 심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회의 심도깊은 심사를 주문한 바 있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에서 중복성을 지적했고 추경 핵심 사업인 한국판 뉴딜 사업에서 계획이 미흡해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이 상당수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추경 심사과정에 통합당 의원들이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통합당 의원이 참석하지 않을 경우 야당의 '견제'를 받지 않고 당·정안으로만 통과된 '반쪽추경'이 될 수 있다. 통합당은 야당으로서 책무는 다하겠지만 여당이 사흘만에 추경안을 졸속심사 한다면 추경안 심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최형두 통합당 대변인은 "추경안이 (여당 주장대로) 3일에 통과되려면 정부가 정확한 안을 내놓고 설명도 해야하는데 (남은 시간동안) 제대로된 설명을 할 수 있겠냐"며 "1,2차 추경예산도 다 쓰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모두 국민의 세금이고 빚인데 국회가 아무노력 안하고 예산을 펑펑 퍼주는 거수기냐"고 물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에 의해 예결위에 강제배정된 김상훈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 내가 배정된 상임위가 의장에 의해 강제배정된 것인데 내가 참여할 수 있겠냐"며 사실상 불참의 뜻을 밝혔다. 당내에서 상임위 조정을 위한 사보임 작업이 끝난 뒤에야 각 상임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통합당 의원은 "우리는 정책대안과 합리적 비판을 바탕으로 야당의 역할을 다 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거대여당이 야당과 협의 없이 진행할 경우 민주당 하고싶은대로 하고 그 책임도 다 지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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