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공수처장 추천해달라" 국회의장에 요청한 이유, 통합당 때문?

[the300]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뉴스1)
공위공지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2주 가량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공수처장 추천을 요청했다. 국회 원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공수처장 임명 과정에서의 미래통합당의 제동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보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전했다.

공수처법상 국회의장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대통령에게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 중 한 명을 공수처장으로 지명한다. 이후 인사 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하지만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자체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7명으로 구성되는데 법무부 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사협회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임명된다.

나머지 4명이 관건인데 여당 추천 위원 2명, 야당 추천 위원 2명(교섭단체 한정)이다. 만약 야당인 통합당이 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위원회 구성부터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또 후보추천위가 구성돼도 후보 2명을 결정하는 것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후보자가 되려면 후보추천위원 7명 중 최소 6명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즉 야당 추천 위원 2명이 반대하면 5명 동의만 얻게 돼 공수처장 후보 2명을 낼 수 없다.

이와 관련 여권에서는 후보자추천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칙안을 발의됐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는 기한을 정할 수 있고 △만약 기한 내 추천이 없으면 의장이 교섭단체를 지정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여당이 야당 몫까지 가져가려는 규칙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내고 "국회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공전을 거듭하는데 청와대는 공수처장 임명까지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 의원 규칙안과 관련 "야당의 '비토권'마저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 시작됐다"고 했다.

맞불 발의도 이뤄졌다. 유상범 통합당 의원은 야당 추천권을 보장하는 규칙안을 별도 발의한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20인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교섭단체는 민주당과 통합당뿐이기 때문에 기한 내 추천이 없을 시 사실상 민주당에 위원 추천권을 넘기는 조항이라는 것이 유 의원의 주장이다.

반면 백 의원 측은 "규칙안이 비토권을 보장한 모법(공수처법)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 의원 측은 "야당 교섭단체가 여러개일 경우 한 정당에서 추천을 지연하면 국회의장이 다른 교섭단체(야당)이 추천하도록 지정한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