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바닥인데 석탄에 매달리는 북한의 고육지책

[the300]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회의 결정을 높이 받들고 탄소하나(C1)화학공업 창설에 총매진하자'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싣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신문은 건설에 참가한 여러 시공 단위의 일꾼들과 노동계급이 혁신을 일으켜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북한이 다시 내부적으로 ‘정면돌파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 결정을 높이 받들고 탄소하나 화학공업 창설에 총매진하자'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탄소하나 화학공업’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가장 강조한 분야다. 

김 위원장은 "화학공업은 공업의 기초이고 인민경제의 주타격전선"이라며 화학공업의 핵심으로 탄소하나 화학공업을 내세웠다. 대북제재로 석유화학공업을 손대기 어려운 북한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저무는 석탄화학공업 매달릴 수밖에 없는 북한


탄소하나 화학공업은 탄소(C) 수가 1개인 화합물로 유기화합물을 만들어내는 공업이다. 북한이 ‘주체 섬유’로 내세우는 비날론도 여기서 나온다. 

북한에 풍부한 석탄과 석회석을 가열해 카바이드(CaC2)를 만든 후 이를 물과 반응시켜 나온 아세틸렌 가스를 다시 물과 반응시키면 만들어지는 게 비날론이다. 

이 외 석탄을 수증기와 반응시켜 메탄올을 만드는 형태의 공업도 있다. 북한 당국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화학비료, 농약을 포함한 대부분의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다. 석유 대신 북한에 매장된 석탄을 활용한 화학공업이란 게 핵심이다.

북한에 '탄소하나'란 개념이 처음 등장한 건 1980년대로 파악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학자들이 일본의 재생 에너지 개발 계획 자료를 북측에 전해주면서다. 

일본 정부는 제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4년부터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선샤인 계획'을 수립했다. 여기에 석탄액화·가스화가 포함돼 있었고, 관련 연구를 조총련계 학자들이 북한에 전달해 줬다고 한다.  

에너지 자급을 위해 석탄화학공업을 장려해 오던 북한이 김일성 주석 지시로 순천비날론공장을 대대적으로 건설한 것도 이 무렵이다. 

북한은 연간 10만톤의 비날론 생산을 목표로 약 100억달러를 투자해 1984년부터 1989년까지 순천비날론공장을 지었다. 결국 19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고, 김정일 시대에도 이 공장의 재생에 실패했지만, 석탄화학의 융성을 계획했던 시기다. 

북한의 석탄화학공업 장려가 실패한 건 경제적 이유가 컸다. 북한은 유가가 점차 하락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석유 사용 비중을 높이게 된다. 그러다가 2016년 이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이 강화되며 석유 수입이 상당 부분 차단됐다. 북한이 다시 석탄화학공업을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된 배경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완공된 공장의 생산공정들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여러 곳을 돌아보시였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20일 만에 처음이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rodongphoto@news1.kr


화학비료 확보 시급한 북한 '돈 많이 드는' 석탄화학 총력 


하지만 다시 석탄화학에 매진한다 해도 걸림돌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30~40달러대까지 떨어진 현재 같은 저유가 시대에는 석탄화학공업의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석탄화학공업이 석유화학에 비해 경제성을 갖기 위한 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에 석탄화학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가 북한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외 거의 없다는 점도 석탄화학이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게다가 석탄화학에 적합한 석탄은 가열 때 에너지를 많이 내는 유연탄인데, 북한에 매장된 석탄은 화학공업에 불리한 무연탄이다. 그나마 남아공은 노천광산에서 고품질 유연탄을 원료로 대는데 북한은 수송비용까지 감당하며 효율이 떨어지는 무연탄을 써야 한다.

말그대로 고육지책이지만 북한이 석탄화학공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건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을 상당부분 차단한 상황에서 화학비료 등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이 화학비료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느냐는 최근 김 위원장의 행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잠행을 깨고 20일 만에 등장한 무대는 평안남도 순천시의 인비료공장 준공식(보도기준 5월 2일)이다. 이 곳은 올해 김 위원장의 첫 현지지도(보도 1월7일) 장소이기도 했다.  

북한의 비료에 대한 강조는 농업 증산이 북한의 최대 역점 과제임을 보여준다. 지난해 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보도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이라며 농업 증산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녹록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의 식량생산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료, 농기계 등 생산 투입재의 부족이다. 

북한의 지난해 작황이 다소 개선된 건 기후가 양호했기 때문인데, 다시 말해 북한의 농업은 아직까지 기후에 상당 부분 좌우된다. 무엇보다 비료가 질·양적 측면에서 모두 부족하다. 북한의 연간 비료 소요량은 150만 톤으로 추정되나 최근엔 이 공급량이 수요의 약 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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