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우리 초선 괜찮죠"…진격의 통합당 초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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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요즘 미래통합당 중진의원들이 사석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초선들 괜찮지 않습니까. 누가 제일 괜찮은 것 같습니까"라는 말이다. '질문'을 가장한 '칭찬'이다. 

'괜찮다'고 답하면 디테일이 쏟아진다. 초선 의원 몇몇의 이름을 거론하며 "패기가 있다. 대여 투쟁에 빛을 발할 것", "기자들하고 백브리핑 하는 것 보면 적절하게 잘 대처한다", "그 의원은 초선이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정치 잔뼈가 굵다", "딱 봐도 전문성이 넘친다" 등.

정당에 관계 없이 초선들은 국회 전반기에 주로 몸을 사린다. '선배의원'들에게 찍히지 않기 위해 입을 막고 고개를 숙인다. "적응하면 목소리를 내겠다"며 몸을 아낀다. 

하지만 이번 통합당 초선들은 적극적이다. '덩치'를 앞세워 입장을 낸다. 통합당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들 모두 의원총회에서 초선 의원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합당의 한 3선의원은 "요즘 초선들은 의원총회에 오기 전에 먼저 모여서 총의를 모은 후에 발언하는 듯 하다"며 "총 103명 중 초선이 58명으로 과반수다. 이들의 의견이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상임위 11대7 '가합의안'이 의원총회에서 거부된 데는 초선 입김이 컸다"고 설명했다. "합의하자는 의견도 없지 않았는데  초선들이 반발하며 '18개 상임위를 다 넘기자'고 주장했고 중진의원 몇이 가세하면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초선 중에 TK(대구·경북)를 지역구로 둔 의원이 많은 것도 영향력을 높이는 요소다. 통합당의 한 의원실 보좌관은 "TK 지역 의원 총 25명 중에 초선이 12명"이라며 "TK는 통합당의 거점이다.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라고 말했다.

실제 초선들은 집단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초선 전체 단톡방이 있고, 비례 초선들끼리 단톡방이 있고, 지역별 초선 단톡방이 있다"며 "그만큼 협력을 중시하고 합동해서 움직인다"고 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민주당과) 의석 비대칭 상황에서 우리끼리 분열은 죽음 뿐이라는 각오로 임했던 것뿐"이라며 "선배의원들이 좋게 봐주시니 다행"이라고 했다.

비례대표 초선들도 무시할 수 없다. 통합당 당직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아무래도 미래한국당 때부터 우여곡절을 함께 겪다보니 끈끈한 것 같다"며 "의원총회에서 누군가 발언이 끝나면 다 함께 우선 박수를 친다"고 했다.

이 당직자는 "지난 국회까지만 해도 의원총회에서 의견이 다르면 서로 얼굴을 붉히며 싸우기도 했는데, 요즘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박수를 치면서 서로 의견을 존중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열공(열심히 공부하다) 모드'도 초선들이 호평 받는 포인트다. 통합당의 한 4선 의원은 "(초선들은) 국회 들어오기 전부터 당선인 신분으로 모여서 몰래 공부하고 세미나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현재 통합당 초선들의 공부모임은 당에 등록된 것만 '명불허전 보수다(보자 수요일에 다같이)', '초심만리(초심 잃지 말고 끝까지 가자)', '사이다(사회문제와 이슈를 다 함께 해결)' 등 3개 이상, 등록되지 않은 것만 5개 이상이다.

통합당 초선의원실에 있는 한 비서는 "의원님이 공부모임을 가든, 회의에 들어가든 거의 모든 내용을 필기해와서 보좌진들과 논의한다"며 "일은 많아지긴 했지만 발전적인 방향인 건 분명하다"고 했다.
주호영(가운데)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정진석(오른쪽) 의원,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사이다 정책세미나 '슬기로운 바른의원 생활, 제21대 국회 활동 방향'에 참석해 사이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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