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남철수·이산 상봉..文대통령 가족사 관통한 6·25 전쟁

[the300][런치리포트]6·25전쟁 70년③

해당 기사는 2020-06-2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콴티코(미 버지니아)=뉴시스】 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17.06.29. photo@newsis.com

"제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항해 도중 12월24일 미군들이 피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사탕을 한 알씩 나눠줬다고 합니다."

역사는 개인의 삶을 규정하지만 개인경험의 합이 곧 역사가 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가족사 전체에 한국전쟁의 역사가 투영돼 있다.

문 대통령 부모는 함경남도 흥남에 살다 1950년 겨울 갓난아기이던 딸을 업고 피난길에 올랐다. 흥남철수다. 2017년 6월, 취임후 처음 미국을 찾은 문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콴티코 국립해병대박물관에 있는 장진호전투 기념비에 헌화하며 이 이야기를 꺼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중국군 7개 사단에 포위된 미 해병 1사단이 2주만에 극적인 철수에 성공한 일이다. 특히 중국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수만명의 피난민이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하는 데 기여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그렇게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등에 업혀왔던 아기는 문 대통령의 누나인 문재월씨다. 가족이 피난생활을 하던 거제도에서 1953년 1월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피난생활은 가난의 연속이었다. 전쟁직후 가난하지 않은 이 없었고, 남한에 기댈 데라고는 없던 문 대통령 가족도 그랬다.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교류도 문 대통령의 피부에 와닿는 일이다. 부친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 크게 기뻐했다. '1000만 이산가족들이 고향을 갈 수 있겠다'며 기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북관계 진전을 못 보고 작고했다.
[서울=뉴시스]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강정덕 상사가 22일(현지시간) 미 DPAA에서 미국 측으로 부터 인수 받은 한국군 유해를 태극기로 관포한 뒤 옮기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2020.06.24.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은 이런 기억을 숨기기보다는 에너지로 전환했다. 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는지를 주변국에 설득하는 데 본인의 경험을 가져왔다.

참여정부 시민사회수석이던 2004년, 모친과 함께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했다. 모친의 여동생, 자신의 이모를 만났다. 취임후엔 유전자 감식으로 참전용사의 가족을 찾게하는 시스템에 공을 들여왔다. 흥남철수와 사탕 한 알의 스토리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첫 만남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올해 70주년인 6·25전쟁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에 닿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라며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역사에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발굴한 호국용사의 신원확인에는 유가족들의 유전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유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다른 감회 속에 25일 전쟁발발 70주년을 기리고 대국민 메시지를 낸다. 한편 북한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24일 고국에 돌아왔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북한이 미국에 돌려보낸 유해를 포함, 한미 합동감식을 통해 한국군으로 드러난 경우다. 

공군 KC-330 공중급유기는 미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이 있는 하와이에서 유해를 태우고 24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공군 전투기 6대가 함께 비행하며 영웅들의 귀환을 엄호했다.

【부산=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모친 故 강한옥 여사 운구를 따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2019.10.31.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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