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코로나국난·남북관계 이중 악재에 70주년 6·25 메시지 고심

[the300]

제70주년 6·25 전쟁일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다. 문 대통령은 6·25를 계기로 어떤 형식이든 대국민 메시지를 낼 전망이지만 주변 상황이 간단치 않다.

북한 변수가 없었다면 '평화'에 방점을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면서 같은 평화론이라도 접근을 달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32회 국무회의 및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 참석해 '122609 태극기 배지'를 달고 발언을 하고 있다. '122609태극기 배지'는 6.25 전쟁 후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2만 2609명의 호국 영웅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배지이다.2020.06.23. since1999@newsis.com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24일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을 했다. 취임 첫 해인 2017년 6월30일 미국 방문때 워싱턴DC의 한국전참전기념비에 참배했다. 올해는 전쟁 발발 70주년으로 더욱 각별하다.
 
문 대통령이 안고있는 난제는 크게 두 종류다. 코로나19 상황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장기화 국면에 국민도, 의료진도 지친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도 크다. 정부는 올해 세 번째 추가경정예산안까지 마련하며 경제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는 종식 시기도 충격의 규모도 알 수 없는 수준이어서 불안감을 키운다.

더이상 '변수'가 아니라고 여겼던 남북관계에서 리스크가 급격히 커졌다. 남북미 협상이 선순환했다면 70주년 6·25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겠지만 한반도의 불안은 더 커졌다. 무엇보다 북한은 6·25 전쟁을 일으켰고 우리가 피흘리며 싸운 상대란 사실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안전 위기와 경제까지 포함한 '국난'을 극복하자고 호소할 전망이다. 70년전 한국전쟁의 참상을 이겨냈듯이 이번에도 국민이 단합해 위기를 이겨내자는 것이다. 

국회와 야당에게도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21대국회 원구성이 미뤄지며 3차 추경안 심의 테이블조차 열지 못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전시에 준하는 위기감을 갖고 경제대책을 마련해왔다. 한달 전인 5월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전시재정 콘셉트로 대규모 확장재정을 펴기로 했다. 

더 큰 관심사는 북한을 향한 입장이다.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접경지 확성기 재설치, 대남 전단 예고 등 문 대통령이 일궈 온 남북 합의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조치를 연일 취하고 있다. 달래기로 일관할 수 없다는 딜레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살아있는 역사"라며 당시 참전하고 희생된 국민들을 위로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전쟁상태를 지속할 수 없으며,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자는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6일 현충일 기념사와 연결된다.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의 사연과, 이제는 노인이 된 그 딸이 70년전 기억처럼 "아빠"라고 쓴 편지가 말하는 것은 뚜렷했다.

문 대통령은 일단 4·27 판문점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라는 원칙과 약속을 지킬 것과, 여기서 출발해 남북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뜻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3일 수도권방역대책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끝까지 찾아야 할 122609 태극기' 배지를 패용했다. 돌아오지 못한 국군 전사자 12만2609명의 호국영웅을 기억하는 의미로 만든 기념물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를 완전히 정복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 의료진들이나 국민들이 지치지 않도록 장기전의 자세로 냉정하게 상황을 관리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 운영과 관련한 것은 오로지 국회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추경안 처리는 다른 무엇보다도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절실하고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