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권한대비 짐 무거워…제 사임이 위상 생각 계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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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인 지난 17일 사의를 표명,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다. 2020.6.19/뉴스1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통일부가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며 자신의 사임을 계기로 통일부의 위상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연 이임식에서 "오늘 제40대 통일부장관의 자리를 내려놓고 여러분 곁을 떠난다"며 "그동안 저를 믿고 험난한 여정을 묵묵히 함께해 준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동시에 무거운 짐만 남겨둔 채 떠나게 돼 정말 미안하다"는 말로 이임사를 시작했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가 위기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실망과 증오의 감정을 주고받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결코 증오로 증오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에는 치유할 상처가 많다. 관계 악화의 시기가 오면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이 다시 등장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처를 덧붙이면 치유는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며 "저의 물러남이 잠시 멈춤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통일부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통일부 역할론에 대한 문제제기도 남겼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통일부에 "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의 권한도 부여돼야 한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김 장관은 "통일가족 여러분에겐 미안함 투성"이라며"저와 함께하는 동안 신나는 일도 웃을 일도 별로 없었을 것이고 신명나게 일할 기회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고생하는 여러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였다"며 "주어진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도 한동안 비바람이 세차게 불 것"이라며 중국 영화 ‘인생’의 '살아있으면 좋은 날이 오겠지'란 대사를 언급했다. 

김 장관은 "넘어지지 않고 고비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라며 "그동안의 비판과 질책은 모두 제가 안고 떠나겠다"고 했다.

또 "저의 사임이 지금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쇄신하고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2기 통일부 장관인 김연철 장관은 지난 17일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전 김 장관의 사의표명에 따른 면직안을 재가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8일 김 장관과 만찬을 하며 사의표명에 대한 입장을 경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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