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혼신의 외교' 전면부정한 김정은 남매에 실망했나

[the300]靑 "무례·몰상식" 논평의 배경…이인영 통일부장관 유력검토

[춘천=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디지털경제 현장방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18. dahora83@newsis.com

여간해선 화를 드러내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남매를 향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것도 두 차례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중재를 위해 그동안 기울여온 노력마저 북한이 폄훼하며 '선'을 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오부터 약 2시간 외교안보 원로들과 만났다.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이전에 추진된 오찬회동이다. 하지만 폭파 결과를 들고 대화를 나누게 됐다.

문 대통령은 "(연락사무소 폭파에) 국민이 굉장히 실망하셨을 것", "아무리 그래도 너무한 것 아닌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자세" 등을 언급한 걸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의 전언으로, 정확한 표현이 확인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반응을 알기에 충분하다. 문 대통령 의중이 실망 허탈감보다는 안타까움이라는 견해도 있다.

앞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의 6·15 메시지를 험한 말로 비난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더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례, 몰상식, 사리분별, 예의= 청와대의 강경한 표현은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 비난이 그만큼 과격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발자국과 땀으로 써 왔다.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도보다리 대화 등으로 남북 정상간 공감대를 만들었다. 

5월,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매듭짓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워싱턴DC를 찾았다. '1박4일'이란 현지에서 단 하룻밤 자고, 오가는 비행기에서 휴식하는 일정이다. 상징적 표현이지만 그의 강행군을 뜻하는 말이 됐을 정도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하노이노딜 이후 6월30일 판문점 북미 정상의 회동을 조율하는 '셔틀 중재'도 했다.

북한이 대북전단 등에 불만이 있다는 건 우리 당국도 인정한다. 그렇다 해도 지금까지의 노력과 진전마저 물거품으로 만드는 언행은 해선 안 됐다는 시각이다.

대북특사로 평양을 다녀왔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도 정상국가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기본을 지켜달라"며 "그 선을 지키지 않으면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역사는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기록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파주=뉴스1) 이성철 기자 = 북한군이 DMZ 일대에 비어 있던 일부 민경초소에 경계병력을 투입하는 정황이 포착된 1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에서 경계를 서는 북한군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6.18/뉴스1

김여정의 돌변, 왜= 김여정 부부장은 2018~2019년 남북미 화해무드의 주역이다. 2018년 2월,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서울에 왔을 때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따로 식사를 할 정도로 스킨십을 가졌다.

그런 김 부부장이 돌변, 문 대통령을 향해 막말까지 하는 공격수로 나선 것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그가 김 위원장을 대신해 나서면서 남북 정상간 직접 충돌을 피한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선 김 부부장의 강성 메시지가 북한 내부 결속에 부합하는 동시에, 하노이노딜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고 본다.

박종철 경상대 교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여정이) 남측이 중재하는 안을 받아서 미국과 협상을 하면 일부 타결이 된다고 주장을 했기 때문에 분명히 책임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수습 국면에서도 나서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 유력= 사의를 밝힌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임에는 이인영 민주당 의원이 유력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8일 "이인영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검토대상자는 이 의원 1명"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86(80년대학번, 60년대 출생) 그룹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20대국회 마지막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외교통일위원회 등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여권에는 추진력있는 정치인장관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6·25 참전국 대사 초청행사 축사에서 "만에 하나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끝내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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