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대표' 이사 선임 가능"…'재벌 저격수' 박용진 '상법 개정안' 발의

[the300]집중투표제 의무화·다중대표소송제·감사위원 분리 선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비롯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이 법안 핵심이다.

박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법 개정안을 저는 일명 '코스피 3000법'이라 이름 지었다"며 "기업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방만 경영에 대한 예방적 조치들을 통해 기업가치, 기업성과의 제고를 이룰 수 있는 법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 옥죄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방만경영 하는 일부 총수들에겐 (법안이) 귀찮은 일이 될 수 있겠지만, 그 귀찮음을 감수해야 기업에게도, 국민에게도 좋다"고 말했다.  

법안은 자회사 이사가 문제를 일으킬 때 모회사 주주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를 담았다. 현재 상법은 주주가 이사를 상대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표소송만 인정한다. 예를 들어 대기업 총수 자녀가 운영하는 자회사의 불법행위로 모회사가 손해를 볼 경우에는 일반 주주가 책임을 물을 마땅한 법적 수단이 없다. 

특히 법무부가 최근 상법 개정안을 내면서 뺐던 '집중투표제 의무화'도 박 의원은 법안에 담았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방식과 달리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소액 주주들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의결권을 부여해 이사를 선임함으로써 기존 경영진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 지금도 집중투표제가 도입돼 있으나 기업들이 정관에서 이를 배제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집중투표제 관련 '대주주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의원은 "논쟁적일 수 있겠지만 소액주주 의견이 1도 반영되지 않는 것이 맞느냐, 1이라도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맞느냐의 차이"라며 "이사회에 다양성을 도모해 방만 운영, 독선 운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에 들어있던 이사·감사위원 분리선출도 다시 추진한다. 현행 상법은 이사를 먼저 선임한 뒤 그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하도록 해 사실상 대주주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감사위가 채워진다.

재계에선 상법개정안의 21대 국회 통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박 의원이 지난 2일 공식 발의에 앞서 연 토론회에는 대기업그룹과 계열사 국회 담당 직원들이 자리했다.

상법개정안은 민주당의 4.15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앞서 박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경제민주화와 규제혁신이 양 날개로 동시에 가야 한다. 기업지배구조개선은 경제정의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총수 일가의 전횡, 부당 내부거래 등 불투명한 구시대의 기업지배 문화는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장애 요소"라고 말했다. 여당 차원에서 법안 통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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