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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17/뉴스1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결국 법제사법위원회를 품었다. 원내대표 당선과 동시에 "여당에서 법사위원장을 맡아 '책임있는 국회 운영'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지 정확히 40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 초청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포함해 16번 주 원내대표와 만나며 협상을 이어간 그다. 김 원내대표는 초지일관 '직구'로 승부했다. 그게 가능케 한 힘은 '원칙론'이다.
볼배합 '완급 조절'은 없다… 돌직구 승부수
"매일 아침회의를 챙기는 기자들도 이제 국회법 '주입식 교육'을 당하는 느낌이다"김태년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일하는 국회'의 첫 번째 단추로 국회법 준수를 연일 강조했다. 국회법이 명시한 기한 내 국회를 열고, 원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간단한 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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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마련된 양당 회동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병석 국회의장. 2020.06.11. photo@newsis.com |
최고위원회의와 정책조정회의, 기자간담회와 백브리핑까지 초지일관 '국회법 준수'를 되풀이했다. 김 원내대표는 법에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건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행동 원칙을 '국회법상 법정 시한'으로 못 박은 뒤 즉각 움직였다. 6월 2일부터 21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의원총회 소집,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 등 거침없이 몰아쳤다.
또 여야 상임위 분배 원칙을 '법은 여당, 예산 야당'으로 정리했다. 법사위를 민주당 몫으로 '찜'하는 대신 예산결산위원회를 야당 몫으로 주어 예산 결산을 통한 행정부 감시라는 대의명분을 야당에 주겠다는 것.
이 명분은 '국민의 뜻이 반영된 의석수'에서 찾았다. 20대 국회 후반기는 법사위와 예결위가 모두 야당 몫이었지만 그땐 여당과 야당 의석수가 10석 가량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21대 국회는 177석와 103석이라는 큰 차이를 준 '4.15 총선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다.
김 원내대표는 때론 공개적 원내대표단 회동으로, 어떨 땐 비공개 만찬 회동으로 협상에 임하며 '원칙'에 기반한 '직구 쇼'를 펼쳤다. 그리고 지난 15일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 우선 선출이라는 1차 승리를 맛봤다.
잘 짜여진 프레임의 승리...민주당의 '원칙'과 통합당의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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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내정자 연석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0.6.16/뉴스1 |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법 준수, 국회 역할 수행 등을 위해 잘한 일이다'란 의견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52.4%로 집계됐다. 반면 '합의 관행 무시, 여당 견제 수단 박탈 등 잘못한 일이다'란 의견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37.5%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는 10.1%였다.
이념성향별로 진보층(69.9%)과 중도층(54.9%)에선 '잘한 일' 응답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보수층에선 '잘못한 일' 응답이 61.9%인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 지지율은 81.4%나 됐다.
김 원내대표는 줄곧 "법 지키지 않는 걸 협치로 둔갑하고 법 뒤에서 흥정하는 게 정치인양 포장되는 잘못된 관행을 반드시 청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합당이 국회 개원 협상부터 "5일 본회의 개의'는 '가능한 지키라'는 국회법상 훈시규정이라 꼭 지킬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세' 싸움에 밀렸다.
민주당이 '원칙'을 말 할 때 통합당은 '관행'을 주장하는 프레임이 견고해졌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 회기에 관한 규정들은 대부분 훈시규정이다. 가급적 지키면 좋은 것이고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버텼다. 또 "의장이 없을 경우 교섭단체 대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는 "잘못된 관행"이라고 즉각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야당이 '법사위 1개만 주면 17개를 줘도 된다'며 막판까지 법사위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자 단독 개원카드를 밀어붙였다. 전술은 '살라미'로 6개만 먼저 선출하는 방식이었다.
'원칙'의 명분과 '추가 협상 가능'의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 지점이다.
환상의 '배터리' 조합,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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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 후 이동하고 있다. 2020.06.12. bluesoda@newsis.com |
그는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과의 첫 회동부터 국회관계법' 책자를 들고 나타나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상식적인 국회 되도록 노력하자"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김 원내수석은 "21대 국회가 정상적으로 출범하길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도 '국회법' 이는 단어가 나올 때나 기념촬영을 할 때 손수 챙겨온 '국회관계법' 책자를 왼 손으로 들어올리며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 스타일이 '탱크' 라면 김 원내수석은 '스펀지'다. 2주간의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 김 원내수석은 '저녁 소주 한잔' 만남, 막걸리 회동 등으로 유화적인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했다.
원내대표가 확고한 원칙과 콘텐츠로 강행할 때 원내수석은 당내 의견 수렴은 물론이고 여론조사 추이, 당내 현역 의원들의 흐름, 통합당의 목소리와 전략 수정 추이 등을 발빠르게 캐치하고 전달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사실상 원구성 협상의 7할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예고한 '원구성 마지노선' 본회의가 열릴 19일 오후 2시. 두 '배터리'는 남은 기간도 원칙을 준수하되 확고한 협상을 위해 '마지막 승부구'를 던질 예정이다.
두 원내대표단은 법사위 대신 예결위, 정무위, 국토위를 제안할 정도로 '통 큰' 협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국민앞에 약속한 '원칙'은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언급한 17일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9777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을 완료, 5.2%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통계보정은 2020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대·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6% 신뢰수준에서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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