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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0.06.09. bluesoda@newsis.com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진보의 아류가 돼서는 영원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며 "담대한 변화를 주도하는 주도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특별강연에서 "(회복 해야할) 보수의 유전자는 정면돌파, 경계확장의 유전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의료보험이 처음 도입되고 노태우정권에서 전국민으로 가입대상을 확대한 것, 또 노태우정부에서 추진한 북방외교, 김영삼정부의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도입 등을 '보수의 경계확장' 사례로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시대적 변화는 보수의 선택이었고 그 때마다 보수는 과감히 경계선을 넘어섰다"는게 원 지사의 설명이다.

원 지사는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시대는 변화했고, 보수는 늘 냉철한 현실 인식, 세계질서의 움직임 속에서 기회와 위험을 냉철하게 평가하면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며 "바로 그런 담대함이 있었기 때문에 독재 등 문제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국민은 유일한 수권세력으로 보수의 지지를 안 아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면돌파와 경계확장이라는 담대한 보수의 발전 동력이 어느 때부터인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며 "그 결과가 바로 오늘이 아닌가 한다. 왜 이렇게 소심해지고, 왜 이렇게 쪼잔하냐. 저희가 물려받은 담대한 변화의 유전자를 회복하는게 우리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경계를 넘는 의제 중 하나가 기본소득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원 지사는 강연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소득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지난해부터 사회안전망포럼이라는 것을 만들어 보수와 진보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분들이 참여해 본격적인 연구를 1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날 보수의 변화는 외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부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에 둔감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결국 변화를 강요당할 수 밖에 없다"며 "변화를 자랑하던 우리의 전통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감독받아야 하는 현실까지 오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어떻게 이길 것이냐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승리가 우리의 승리여야 한다.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바로 우리에 의한 승리, 대한민국 역사의 담대한 변화를 주도해온 보수의 유니폼을 입고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내부 혁신을 하기로 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원 지사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외부 용병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지목한 것이냐"는 물음에 "그런 것은 아니다"며 "지체된 개혁이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인력과 경험, 지도자가 다 동원돼야 한다. 갈라서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우리 의원들이 선수와 스텝으로 뛰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내 인생, 내 평생 가장 치열한 2년을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사실상 2022년 대통령선거 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선출마'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행사자체가 차기 대권주자들의 비전을 들어보자며 주최한 행사인 만큼 당 소속 의원들 앞에서 출마 의사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통합당 소속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무소속·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원 지사의 강연을 끝까지 들었다.

원 지사는 "저는 대한민국 현대사와 압축 성장의 산 증인이자 대표상품"이라며 "보수가 만든 질서인 기회균등과 성취의 사다리를 온몸으로 증명해 낸 사람이 바로 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며 "우리 자녀들에게 기회의 균등을 주고 우리 자려들이 세계를 무대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