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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6·25전쟁 69주년을 맞아 25일 새벽 인천시 강화군 양사면 교산리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북쪽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19.6.25/뉴스1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한 탈북민 단체의 접경지역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한 걸 계기로 오랜기간 지속된 대북전단 살포 규제 논란이 재점화됐다.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규제 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시점이 북한 담화 직후라는 점은 저자세 논란을 낳았다. 동시에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오랜 기간 이어진 문제에 대응할 제도가 구체적으로 마련될 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대북전단 풍선에 北이 쏜 총탄 南 민간지역에…규제여론↑
대북전단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높아진 건 지난 2014년 10월 10일 경기도 연천군에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날린 대형풍선으로 인해 남측 민간지역에 북한이 쏜 탄두가 떨어지면서다.
당시 북한이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을 쏘면서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해 총격전이 발생했다. 민간인 거주지역에 북한 측 총탄이 떨어진 건 2010년 11월 연평도포격도발 후 처음이었다.
이를 계기로 대북전단 규제를 위한 의원 입법이 늘어났다. 이 직후인 2014년 11월 심재권 당시 민주당 의원 등이 대북전단 살포 규제를 위해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발의한 게 대표적이다.
이 발의안은 통일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하는 대상에 '애드벌룬 등으로 하는 대북 전단지 살포'를 포함시키고, 통일부 장관이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는 대상에 '전단살포'를 추가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윤후덕 민주당 의원 등 접경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대북전단 살포 규제를 위한 유사한 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발의 했다. 이 개정안엔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 '물품'에 인쇄물·광고선전물 등을, 물품 이동에 '풍선기구 등의 이동장비를 이용해 인쇄물 등을 다수에 살포하는 행위' 등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교류협력법을 개정하는 방식의 의원 발의안들은 법 정합성에 어긋난다는 지적 속에 매번 임기만료 폐기됐다. 교류협력법이 남북 교류협력을 촉진하는 목적인만큼, 전단살포 규제를 이 법 안에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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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7시께 경기도 김포에서 대북전단을 북으로 살포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김일성은 민족의 태양이 아니라 민족 살육자이며 반역자다', '태양절은 위선과 허구다'라는 내용의 대북전단 30만장과, 1달러 지폐 2000장, USB, DVD 1000개등을 살포했다고 전했다. 2016.04.15.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photo@newsis.com |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대법원은 위험막기 위한 합헌적 조치
대북전단 규제가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와 부딪힐 가능성도 정부가 조심스러워하는 대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문제라 정부가 입장을 정하기 어려웠다”며 “기본권의 가치가 지켜지는 건 중요하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라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 등을 감안할 때 대북전단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통일부 당국자는 "표현의 자유도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재산안전의 문제와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며 "이런 균형이 이뤄질 때 표현의 자유도 더 실효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법원 판결은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016년 대법원은 한 탈북민이 전단지를 북한에 보내는 과정에서 군인·경찰에게 제재를 받아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정부를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북한과의 충돌위험을 막기 위해 경찰·군인이 한 제재는 경찰관 직무집행법과 민법에 따라 합헌적 조치라는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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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열린 접경지역 시장군수 협의회장 건의문 전달식에 앞서 협외의 회장인 정하영 김포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06.05. kmx1105@newsis.com |
정부 "대북전단에만 한정된 법 제정 검토 아니다"
정부가 검토 중인 법은 기존 의원 발의안 처럼 교류협력법 개정안 형식으로 추진되진 않을 예정이다. 법적 정합성 측면에서 부적절한데다, 기술적으로 접경지역 전단살포를 규정하는 게 어려워서다.
아직 구체화한 단계가 아니지만, 정부는 '접경지대 평화지대화'와 연계해 전단살포를 규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가칭 전단살포금지법 등 대북전단 문제에 한정된 법률 제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조 부대변인은 "정부는 남북 간 모든 적대행위의 중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 남북 합의를 이행하고 접경지역의 주민 보호 및 평화적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법률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접경지역 긴장을 조성해 주민안전을 위협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전단문제에 대한 규제방안도 포함할 계획"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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