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장관·정기회동…'협치 제도화' 물꼬 튼 상춘재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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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은 21대 국회 시작과 함께 여야청 '협치'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의미가 있다.

격식없는, 그래서 별다른 합의문도 없는 회동이었지만 점심식사와 산책 등 총 156분에 이르는 대화를 통해 협치의 제도화라고 할 수 있는 걸음을 딛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우선 문 대통령은 특별한 현안이 없어도 만나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며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또 20대 국회에도 그렇게 해보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보자"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뭔가 일이 안 풀릴 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만나려다보니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이야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 정국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특임장관(정무장관) 신설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여권의 다선의원이 정무장관을 맡으면 야당 지도부나 의원들과 소통채널이 될 수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정부에서 자신이 특임장관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특임장관 시절 정부입법 통과가 4배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로 여당 의원들과 접점인 반면, 야당 의원들이 정무수석을 자주 만나거나 소통하긴 쉽지 않다고 했다. 정무장관이 야당을 만난다면 법안처리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에게 "의논해 보라"고 말해, 정무장관 설치 가능성을 높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격식 없이 자주 만나자, 정기적으로 만나자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단 "오늘은 그야말로 격식 없는 오찬 자리였기 때문에 합의 형태로 발표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두 분 원내대표끼리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는 상설 국정협의체를 가동키로 약속하고 2018년 11월 첫 회의도 열었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멤버였다. 그러나 고질적인 갈등 탓에 '상설' 협의체는 열리지 않는 게 상설인, 이름뿐인 기구가 됐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마다 국정협의체 재가동을 역설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채 20대국회가 임기를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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