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8:0' 주장에 차라리 국회를 없애라?...국회 규정 보니

[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0.5.26/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상임위원장을 가지겠다"고 밝히자 야당이 "차라리 국회를 없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의 '18개 대 0개' 주장은 대야(對野)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용 카드 성격이 강하다. 특히 여야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미래통합당이 '11석(민주당):7석(통합당)'을 합의했다고 언론에 밝힌 것을 계기로 협상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엔 '실제 승자독식을 못할 것도 없다'는 목소리가 있다. 177석이란 절대다수 의석을 근거로 책임있는 국회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갖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다"고 한 발언도 이같은 맥락이다.

한 원내교섭단체가 몇 개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어떤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지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국회법 어디에도 없다는 점도 민주당의 '승자독식' 주장에 힘을 싣는다. 그동안 여야는 '관행'에 따라 원내정당간 정치적 협상의 결과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해왔다.

이 관행도 13대 국회부터 시작됐다. 제6대 국회부터 제12 국회까지 국회의장직과 상임위원장직은 승자독식 원칙에 따라 다수당이 독점했다. 정당간 협상을 통한 원구성의 관행이 확립된 13대 국회 이후로는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해왔다.

해외에서는 승자독식을 아예 규정해놓은 곳도 있다. 미국 의회는 승자독식 원칙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모두 다수당이 차지한다. 미국 하원의사규칙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다수당 의원총회에서 제출한 명단에서 1인을 본회의에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올해 4월 발행한 '제21대 국회 원 구성 일정과 쟁점' 보고서에서 "안정적 양당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 중 하나의 정당은 반드시 과반의석을 획득하고, 또 양당간의 권력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상임위원장 승자독식형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28일 머니투데이 더300과(the300)과 통화에서 "미국 사례를 봐도 다수당이 승자독식을 한 뒤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구조"라며 "통합당이 18:0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석수) 177:103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상임위 배분 관련 "177석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 배분은) 177석 여당 역할을 하는 것이 책임 정치이자 일하는 국회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다만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오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짠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법에 명시된 날짜대로 오는 6월5일 국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또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도 국회법상 규정된 6월8일까지 선출을 마친다는 입장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