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한 대화를 갖는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초대해 두 원내대표가 응했다. 여야정이 '협치'의 첫발을 내딛을지 주목된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오찬은 의제를 특별히 제한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과 산업 위기 대응을 포함,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큰 줄기다. 핵심은 탈격식과 소통이다. 인사를 나누는 짧은 환담을 빼면 특별한 모두발언없이 곧장 비공개 대화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관심은 협치의 제도화라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는 상설 국정협의체를 가동키로 약속하고 2018년 11월 첫 회의도 열었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멤버였다.

그러나 고질적인 갈등 탓에 '상설' 협의체는 열리지 않는 게 상설인, 이름뿐인 기구가 됐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마다 국정협의체 재가동을 역설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채 20대국회가 임기를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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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5.26. since1999@newsis.com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협치의 제도화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는 말을 여러차례 해 왔다"며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두 대표하고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실속'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문 대통령은 최근 재정확대 기조를 명확히 밝혔다. 30조~40조원대 규모로 전망되는 3차 추경까지 사상 최대 규모 추경 통과를 위해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데, 문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금융 유동성 위기 해결 대책 마련, 고용유지지원금 인상 등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화가 '웃음꽃'으로만 가득차지는 않을 수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격론을 벌이고 있는만큼, 주 원내대표의 성토가 있을 수 있다.

주 원내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문제를 거론할지도 관심사다. 주 원내대표는 통합과 협치, 경제, 민생 등 4개 범주의 화두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는데, 통합 부문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얘기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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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0.05.26. kkssmm99@newsis.com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1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점이 됐다"고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SNS를 통해 "대통령마다 예외없이 불행해지는 비극이 이제는 끝나야 한다"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취임후 네 차례 국회 시정연설을 합하면 17차례 여야 지도부와 공식 회동했다. 햇수로 4년을 잡아도 연평균 4회가 넘는다. 청와대는 과거 어떤 대통령보다 국회와 야당을 자주 만났다는 입장이다.

여야 4당 또는 5당 당대표들을 만난 건 6차례로, 2018년 4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났던 별도회동을 합하면 7차례다.

대부분 청와대로 초청했지만 지난 2월엔 코로나19 극복을 도모하려 문 대통령이 국회로 찾아갔다. 지난해 11월엔 모친상 조문에 감사를 표시하러 일요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을 했다.

상설국정협의체를 포함, 원내대표급 만남은 이날 포함 네 차례다. 2017년 6월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독려하기 위해 국회 예결위원장 및 간사단을 초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공식식사가 이번이 세번째다. 2017년 5월19일 5당 원내대표 초청오찬과 같은해 9월27일 정당대표 초청만찬에서 바른정당 원내대표(대표권한대행) 자격으로 초대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