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vs'지지'…홍콩 보안법 두고 美·中 사이 낀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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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뉴스1) = 24일(현지시간)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홍콩 시민들이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미중 갈등의 핵심 뇌관이 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을 앞두고, 미·중 정부가 각각 한국 정부에 자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경제·정치 등 미중 갈등 핵심 의제를 두고 사실상 '양자택일'을 요구받고 있는 한국으로선 어느 쪽도 쉽게 지지할 수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27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에 홍콩 보안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에 강경하게 반대를 표해 온 미 정부가 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실상 주요국에 미국의 우려를 전하며 미국측 입장을 지지할 것을 요구한 자리로 해석된다. 

문제는 중국 측도 제정을 앞두고 한국 정부에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며 사실상 지지 요청을 했다는 점이다.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양회가 개최되면서 이해 증진 차원에서 여러 레벨에서 한국 정부 및 각계와 해당 상황을 공유해왔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상황 공유'란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지지 요청이란 해석이 나온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24일 중국 관영 CCTV 인터뷰에서 "(홍콩 보안법을) 한국 친구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콩의 혼란을 해결하는 걸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제정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입장에 뒤이은 발언이다. 

홍콩 보안법 초안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일인 28일 표결 통과가 확실시 된다. '국가안전을 위해하는 행위와 활동을 예방, 금지,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의 강경한 반대에도 28일 표결 처리를 공식화한 상태다. 

28일 전인대에서 가결이 될 경우 미중간 갈등이 증폭되며 한국을 향한 미중 양국의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주말 전에 매우 강력한 무언가를 발표할 것"이라며 홍콩의 경제적 특별지위 박탈과 금융제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미중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놓인 난처한 위치는 앞서 미국의 탈(脫)중국 글로벌 공급망 구상인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에 대한 한국 참여 요구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EPN 구상을 한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단 "EPN 구상은 검토 단계"라며 참여가 구체화된 게 아니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계기로 한중간 교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EPN 참여 등 미국 측의 요구가 구체화된다면 또다시 양자택일 구도가 되풀이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첫 외교전략조정회의의 준비회의 격인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를 28일 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통일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및 국책연구소 관계자가 참석한다. 이 회의에선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외교전략이 핵심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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