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권에 발목잡기"vs"균형자 역할"…법사위가 뭐길래

[the300][300소정이 : 소소한 정치 이야기]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의 뜨가운 감자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폐지하겠다는 방안을 밝힌 데 이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월권적 행위를 통한 법안 발목잡기 관행이 있다"며 법사위 제도 개선을 거듭 강조한다. 반면 미래통합당 등 야권을 중심으로 법사위 필요론이 나온다.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사진=홍봉진 기자



與 "법사위, 월권·발목잡기…새 시대 위해 걷어내야"


민주당의 목표는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권한 폐지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하고 통과시킨 법안에 대한 헌법 위배 가능성과 상위 법안과의 충돌 및 형평성 문제 등을 심사한다. 

체계·자구심사는 법률안이 헌법이나 다른 법률과 상충되는 부분이 없는지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다. 본회의 심사 사이의 길목인 셈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법안의 경우 체계·자구심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 국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총선에서 약 180석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 입장에선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의 존재가 부담스럽다. 법사위원장 자리는 보통 야당 몫이다.

민주당은 법사위 제도 개선을 계속 강조한다. 민주당은 체계·자구심사 폐지 대안으로 국회의장 직속 검토 기구를 신설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주자고 제안했다. 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도적으로 법안을 장기 계류시키는 등 법안 심사의 신속성이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이어간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26일 '일하는 국회 추진단' 회의 브리핑에서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야 한다"며 "별도 법제위를 만드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고 의장 직속으로 체계·자구 검토하는 기구를 만드는게 유력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법사위에서는 법무부, 검찰청, 법원 등 소관 기관 내용만 다루자는 얘기다.

같은당 조응천 의원도 "20대 의원 중 불출마를 알린 법사위원들이 상당히 많았다"라며 "그 이유는 (법사위의) 월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사위는 당리당략에 따라 하루종일 싸운다"라며 "법사위에 있는 동안 암에 걸릴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하는 국회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에서 "법사위의 월권적 행위를 통한 결정 속도를 늦추는 발목잡기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체계·자구 심사 기능은) 새 시대를 공고히 만들기 위해서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5.20/뉴스1



"각 상임위 조율·균형 역할"…법사위 필요론


법사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통합당을 중심으로 만만찮다. 법안 통과의 파급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한번 더 살펴보는 과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법사위 제도 개선 문제는 야당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다. '거대 여당'을 견제하려면 법사위에서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법안 통과의 관문인 법사위 회의를 개의할 수 있는 권한이 위원장에게 있는 만큼 향후 정국 상황에서 벌어질 여야 협상에서도 우위를 가져올 수 있다.

통합당에서 차기 법사위원장 후보로 언급되는 김도읍 의원은 20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당에서)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를 주장하는데 이는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상임위에서 무책임하게 통과시키고 법사위에서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는 식으로 (법안심사를) 했다"고 체계·자구심사의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한 재선 의원은 "법사위는 체계·자구심사 뿐만아니라 각 상임위에서 내놓은 법안을 조율하고 균형을 맞춘다"며 "행정부로 따지면 각 부처의 정책과 예산을 꼼꼼히 따져보는 '기획재정부'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가 아니더라도 국회 운영위원회에 이러한 역할을 맡기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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