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당 합당 …'두 지붕 한 가족' 통합·한국당은?

[the300][300소정이 : 소소한 정치 이야기]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이 창당 두 달여 만에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과 달리 보수야당의 합당 논의는 다소 더디다.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참패로 의석수가 쪼그라든 가운데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19석)이 교섭단체를 구성해 대여 협상에서 힘을 보태겠다는 전략이 대두되면서다.

미래한국당은 오는 19일 통합당과의 합당 문제에 결론을 낸다. 선택지는 통합당과의 합당이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의 임기를 연장하는 등 '독자노선'을 택하느냐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지난 12일 "미래통합당과 합당은 반드시 할 것이다. 현재로선 별도 교섭단체를 준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독자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 대표는 여권을 향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논의에 참여하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미래한국당 '역할론'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5.8/뉴스1



'제2교섭단체 전략' 시나리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미래한국당은 통합당과 합당 문제에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래한국당은 1석만 더 보태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민주당을 상대로 통합당과 함께 1대2의 구도를 형성해 여야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이외에도 상임위원장 배분, 국고보조금 배분 등에서 야당 몫을 늘릴 수 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미래한국당의 총의(總意)를 모으는 일정(19일)을 어제(12일) 최고위에서 잠정 결정했다"며 전당대회 개최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 대변인은 "이에 앞서 15일 당선자 간담회가 있다. 당선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당헌 등의 보완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5일 예정된 당선자 간담회에서 잠정적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합당을 하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시기의 문제'라는 것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독자행동을 택할 경우 원 대표는 본인의 임기 연장안을 당선자 간담회에서 추인을 받은 뒤 당 최고의결기구인 전당대회에서 임기 연장을 확정하는 등 당헌 개정 과정을 거친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3명)과 연대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중도를 자처하는 국민의당과 연대하면 지지층 외연 확대 등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국민의당도 이번 총선에서 결과가 부진해 독자행동을 하기엔 세가 약하다. 비례대표 당선인을 중심으로 당내 분위기도 미래한국당과의 연대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4명(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 중 1명이라도 합류할 경우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통합당과 합당 전에 전초단계로 한국당에 입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명 모두 다선 의원이기 때문에 원구성협상에서 상임위원장 등 자리를 확보할 수도 있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4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앞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살리기, 경제살리기 공동선언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서두를 이유 없는 미래한국당…"한번 합치기로 하면 끝"


이는 미래한국당 지도부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 정운천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원유철 대표 등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이번 총선에 불출마,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교섭단체 구성으로 '독자행동'에 나설 경우 원외 인사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번에 재선이 된 정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구성원은 비례대표 초선이다.

원 대표는 총선 이후 통합당과 합당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원 대표는 당 안팎에서 합당 여부를 두고 공격이 거세지자 "새로 선출된 주호영 원내대표와 소통해 합당의 방식, 시기, 절차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당보다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등 선거법 개정 논의를 강조한다. 원 대표는 "사상 유례 없는 혼란을 (국민께) 안겨드린 제도가 준연동형 비례제다.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의제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2+2 회담'을 제안해왔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의원들 사이에서도 당장 합당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모(母)정당과 비례정당이 합당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프레임'에 말려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한국당 소속 한 당선인은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통과시킨 결과로 비례정당이 탄생했다. 현행 법으로 두 개 당을 만들게 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선거법 개정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비례정당과 합당이 당연하다고 하는 게 해결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선인은 "한번 당을 합치기로 결정하면 그 이후에는 쓸 카드가 없는 셈"이라며 "합당 시기는 원구성 협상 이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변수는 주호영 신임 통합당 원내대표의 의중이다.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주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가급적 빠르면 좋다"며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분도 문제다. '두 지붕 한 가족'의 모습이 국민에게 '꼼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은 별도 교섭단체 구성에 용납할 수 없다고 공격한다.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 출연, "(미래한국당이) 제2교섭단체를 만들 경우 이건 거의 막장 정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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