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최근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11/뉴스1 |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중 10억엔 출연 규모를 사전에 인지했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4년여 전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윤미향, 혼자 알았다" vs "알린 바 없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10억엔이 일본서 들어오는데 윤미향 대표(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현 정의기억연대 전신)만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다시 점화한 의혹이다.
이후 위안부 합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었던 조태용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윤미향 당선인에게 사전 설명을 했다는 외교부 입장을 분명히 들은 바 있다"며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정의기억연대는 11일 "2015년 12월 27일(위안부 합의 발표 전날) 당시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이 책임 통감, 사죄 반성, 일본 정부의 국고 거출이라는 합의 내용을 기밀 유지를 전제로 일방적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이상희 정의연 이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2015년 12월 28일까지 정의연이 가진 정보는 일본 언론이 '위안부 문제가 곧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던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이사는 "해당 내용(10억엔 출연)은 그 전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거론됐으며, 외교부는 국장급·고위급 협의에서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정대협이나 나눔의 집에 알린 바 없다"고 밝혔다.
 |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가 2017년12월27일 발표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2015.12.28) 검토 결과 보고서' 15p 일부/자료=외교부 홈페이지 |
외교부 "때때로 설명..액수 의견수렴 안해"
이와 관련,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를 위해 꾸려진 민관합동 태스크포스가 2017년 12월27일 발표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결과 보고서'엔 정황 파악에 도움이 되는 기록이 담겨있다.
보고서는 "외교부는 국장급 협의 개시 결정 뒤 전국의 피해자 단체, 민간 전문가 등을 만났다"며 "2015년 한해에만 모두 15차례 이상 피해자 및 관련 단체를 접촉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쪽에 때때로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도 했다. 협의 과정에서 외교당국이 정대협 측을 접촉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다만 보고서는 "한일 외교당국의 협상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로부터 돈의 액수에 관해 의견을 수렴했다는 기록은 보지 못했다", “돈의 액수에 관해서도 피해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또 피해자 측과 접촉은 했지만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확인, 국제사회 비난·비판 자제 등 한국 쪽이 취해야 할 조치가 있다는 것에 관해서는 (피해자 측에)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고도 했다. 돈 액수와 함께 소녀상 이전이나 국제사회 비판 자제 등 핵심쟁점은 피해자 단체 측과의 접촉에서 논의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TF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0억엔 부분은 하루전쯤 정대협 측에 전달이 됐을 개연성이 있지만 이미 금액이 정해진 뒤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소녀상 이전 등 정대협에 핵심적 사안을 외교부가 전달했는 지 여부도 회의적"이라 말했다.
 |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8일 매주 수요일 수요집회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뒤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7일 대구 남구의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정의기억연대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오성희 정의기억연대 인권연대처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위안부 관련 운동단체와 피해자를 분열하려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어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라며 '모금액은 피해자 지원에 사용했고, 정기적 감사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20.5.8/뉴스1 |
피해자 47명 중 36명 수령…
정의연 "수령 못하게 했다는 건 사실무근"
윤미향 당선자의 10억엔 출연 사전 인지 여부와 함께 정대협이 할머니들의 기금 수령을 막았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희 이사는 기자회견에서 "화해·치유재단 기금 수령 여부는 전적으로 할머니들이 결정하게끔 했다. 할머니들을 일일이 방문해 의사를 확인했다"며 "위로금 수령을 못하게 했다고 하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2017년 외교부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부 합의 당시 생존 피해자 47명 중 36명과 사망 피해자 199명의 유가족 68명이 이 재단을 통해 돈(생존자 1억원, 사망자 2000만원)을 받았거나 받을 의사를 밝혔다.
당시 보고서는 "위안부 문제가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돼 법적 책임이 없다는 일본을 상대로 일본 정부의 예산만을 재원으로 해 개인에게 지급될 수 있는 돈을 받아낸 것은 이제까지 없던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일본 쪽은 합의 직후부터 재단에 출연하는 돈의 성격이 법적 책임에 따른 배상이 아니라 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들과 관련 단체들도 배상 차원의 돈이 아니라 받아들일 수 없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연금개혁 두고 격론..."기금 고갈 안돼" vs "미래세대 부담 줄여야"
- 2낙선 후유증 앓는 21대 국회…마지막 과제 '연금개혁' 매듭지을까
- 3헌정사 최악의 참패 尹, 어디서부터 꼬였나
- 4'보수의 메시아' 한동훈, 치명상 입고 퇴장…2년 뒤 지방선거 등판?
- 5박철희 외교원장 "미일 안보협력 우려? 자신감 부족 때문"
- 6'새미래' 유일 당선 김종민 "민주개혁 세력 힘 합쳐 민심 따라야"
- 7외교부, 정재호 주중대사 '갑질 의혹'에 "현지조사 착수 아직"
- 8한동훈 떠난 '무주공산' 與당권, 수도권? 영남?...30대 김재섭도 거론
- 9[영상]총 쏘듯 전투기 쏘자 3초만에 솟구쳤다…'탑건' 속 그 핵항모의 위엄
- 10새 국회의장, '6선' 추미애-조정식 순서?…첫 女국회의장 탄생 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