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끝 아니다" 2차 팬데믹 유력..文대통령 장기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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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대유행) 발생을 유력하게 보고 선제대응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설립 추진 등을 상세히 제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교과서적인 대안이 아니다. 자칫하면 지금껏 잘 쌓아올린 K-방역의 성과가 한 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에 따른 결정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2차 대유행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이 올해 가을 또는 겨울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정도가 아니라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1일 "문 대통령이 다양한 경로로 보고를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4년차의 첫날인 11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방역대책 등을 점검했다. 청와대는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완벽한 예방책은 없고, 따라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은 기정사실이란 내부 판단을 한 걸로 알려졌다. 

특히 이태원 클럽 사례가 위기감에 기름을 부었다. 이 때문에 가을이나 겨울로 예상한 2차 대유행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그 전에 제도를 고쳐야 한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 "신속한 협조"를 당부한 이유다. 

이 작업은 방역이라는 '성곽'을 다시 쌓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지난 100여일간 폭풍같은 1차 전투를 치렀다. 큰 희생을 치르면서도 방어무기(방역물품 등)를 빠르게 개발했고 훌륭한 전사들(의료진 등)도 길러냈다. 

그 결과 일정기간 국내 일일 지역 확진자가 '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문을 열기엔 이르다. 지금은 첫 전투에서 취약점이 발견된 성벽을 더 튼튼히 쌓고 방비해야 할 때라는 게 문 대통령 판단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5.10. dahora83@newsis.com

우선 질병관리'본부'를 '청'급으로 승격하면 역학조사 등 방역에 꼭 필요한 인력을 보강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선제적인 방역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질병관리청 지역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질본을 지금처럼 복지부 산하에 두고 본부장을 차관급으로 올릴지, 독립성을 키운 별도의 외청으로 둘지 등 '디테일'은 남아있다. 감염병전담병원은 대형병원 하나로 정해지는 게 아니다. 권역별 감염병 대응 병원을 구축해 일종의 '방역망'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 'K-방역'을 이끌면서 국제사회에서 '이니셔티브(주도권)'을 거머쥐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 코로나19 대유행이 재발할 경우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적어도 효과가 검증된 백신이 나올 때까지는 이런 긴장단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백신 개발까지 1년6개월 정도는 걸릴 거란 전망이 많다.

청와대는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2월25일부터 운영중인 '코로나19 대응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 '3실장'이 주재하는 '코로나19 대응 전략회의'도 정상운영된다.

문 대통령의 포스트코로나 구상은 "세계선도 대한민국"에 맞춰졌다. 세계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K-방역' 경쟁력을 유지해 경제위기 극복도 표본이 되겠다는 의지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선도국가' 언급에 대해 "위기를 가까스로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대한민국 대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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