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 통합당에 호소 "이채익 의원 약속지켜달라"

[the300]

형제복지원 피해자 유가족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2층 현관 지붕에 올라가 과거사법 제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가족은 전날인 5일 오후부터 형제복지원 진상규명과 과거사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20.5.6/뉴스1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가 이틀째 국회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범여권 의원들이 6일 미래통합당에 과거사 정리법 처리를 위한 협조를 촉구했다.

진선미·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장정숙 민생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사법 통과를 위한 여야 합의에 적극 참여하라"고 통합당에 요구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국회는 수년 간 관련 법을 통과시키지 않아 피해자의 슬픔과 고통을 가중했다"고 짚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부산시 조사에 비춰보면 (형제복지원 사건은) 국가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마지막 남은 20대 국회 회기 내 (과거사정리법을) 통과시켜 국민 아픔을 어루만졌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수 십년 간 고통의 세월을 보내다가 국회 정문 앞에 모여 억울함을 호소한 지 8년이 넘었다"며 "의사당역을 기둥 삼아 텐트를 치고, 지붕에 올라 단식농성을 벌여도 국회는 이들의 외침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에게 늦게나마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최소한의 보상절차를 제공하는 일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고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미래통합당은 과거사법 통과를 위한 여야합의에 적극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형제복지원 피해자 한종선씨는 "며칠만 기다리면 되겠지, 몇 달만 기다리면 되겠지 하다가 어느새 20대 국회가 흘러왔고  법안은 또 폐기 직전"이라며 "우리는 한번도 통합당 의원들께 밉보인 적이 없다. 무릎꿇고 도와달라고 했다"고 통합당을 향해 호소했다. 

한씨는 "(통합당이)왜 계속 진상규명을 거절하고 막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채익 의원이 한 달이면 해결할 수 있다고 한 약속을 지켜주시고 윤재옥 의원도 반대하지 말고 법안 통과에 힘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과거사법은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제정됐다. 이 법을 근거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출범해 과거사 조사 활동을 수행했다. 그러나 2010년으로 활동 기간이 만료돼 형제복지원,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사건', '소년판 삼청교육대'라 불린 경기도 '선감학원' 등 미해결 과제를 남긴 채 해산해야 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이 위원회 조사 활동을 재개하는 근거법이다. 행안위는 지난해 10월 야당 반대속에 안전조정위와 전체회의를 거쳐 법사위에 과거사법을 올려보냈으나, 법사위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이뤄진 표결 등 절차를 문제 삼으며 행안위에서 여야 간 합의해 번안(飜案)을 마련해오도록 했다.

이에 행안위 소속 홍익표 민주당 간사가 이채익 통합당 간사와 지난 3월 수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통합당이 막판 합의를 거부하면서 법안이 7월째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결국 900일 간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던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는 국회 고공 농성을 벌이며 법안의 20대 국회 통과를 호소하고 나섰다.

최씨는 지난해 11월에도 과거사법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 앞 고공농성을 했다. 당시 물과 소금만으로 버틴 24일째 병원으로 옮겨졌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당시 내무부 훈령 410호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조치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 지침'에 따라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장애인 및 무연고자 등 시민을 강제 수용하고 불법 감금한 일이다. 형제복지원에서는 강제노역·폭행·성폭력·살인 등 인권유린이 자행됐으며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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