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범죄수익 몰수 가능할까…검찰 1년간 단 1건 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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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2020.3.25/뉴스1

'텔레그램 n번방'을 운영한 이른바 '박사' 조주빈(24) 일당이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을 몰수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법 개정 뿐만 아니라 검찰과 사법부의 의지가 중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1년 전 이미 불법촬영 범죄가 범죄수익 몰수가 가능한 중대범죄 리스트에 추가됐으나 검찰이 실제 몰수추징 보전한 사례는 1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1년 전 이미 마련된 법적 통로, 최근 더 보강 


(홍성=뉴스1) 주기철 기자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남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15/뉴스1

5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5일 불법촬영물을 찍거나 유포해 얻는 디지털 성범죄 수익을 몰수·추징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같은해 4월23일 공포돼 바로 시행됐다.

이전까지 성폭력처벌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범죄는 범죄수익을 몰수하는 '중대범죄'에 속하지 않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서 '중대범죄'에 포함됐다. 성특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를 받는 조주빈의 관련 범죄수익 몰수가 가능해진 것이다. 



n번방 계기로 범죄수익 법안 한차례 보강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37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한 N번방 사건 방지 3법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0.4.29/뉴스1

n번방을 계기로 최근 범죄수익 관련법은 한차례 더 보강됐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법이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허위영상물(딥페이크영상물)등의 반포죄도 범죄수익 몰수가 가능한 중대범죄에 추가됐다. 

또 아동청소년보호에관한법률과 음란물 제작배포, 성특법 제14조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범죄수익에 관한 입증책임을 완화했다. 

더불어 피해자가 스스로 찍은 영상을 유포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성특법 개정안도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됐다. 이로써 n번방처럼 피해자를 협박해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한 영상물이라도 마음대로 유포하면 성범죄로 처벌되며 관련 범죄수익도 몰수 대상이 된다. 


실제 몰수는 1건에 그쳐 



/그래픽=머니투데이

하지만 법적 근거가 마련됐어도 이를 적용하고 집행하는 검찰과 법원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면 디지털성범죄 근절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검철창에 따르면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해 4월부터 이달 4일까지 1년 간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제14조(카메라등을이용한촬영) 범죄에 대한 범죄수익 몰수·추징보전 사례는 1건, 금액은 1603만9201원이다. 현재 2심이 중이어서 보전조치한 재산의 구체적인 집행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같은 기간 성특법제14조 위반으로 기소됐으나 다른 죄명으로 몰수·추징된 사례는 총 10건(총 3억6386만7549원)이다. 

참고로 대법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성특법 제14조로 기소되 1심 재판을 받은 피고인은 1930명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 가운데 불법촬영물로 범죄수익을 챙긴 사례는 따로 집계해 밝히진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법안과 대책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한다면 결국 무용지물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불법촬영 범죄 가운데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유포 범죄가 많음에도 범죄수익 몰수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수사기관이 범죄 수익을 증빙해내기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서 대표는 "굳이 몰수 명령을 하지 않아온 재판부로서도 상당한 의지가 필요한 일 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법이 실제 작동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있다면 개선해 실효성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성착취 범죄자 처벌뿐 아니라 범죄수익에 대한 철저한 환수가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 등 수사기관과 사법부는 명확한 법적근거를 기반으로 성착취범죄 재산몰수가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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