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법' 국회 법사위서 '잠시 멈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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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5일 가수 고 구하라의 일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영정이 보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하면 상속을 받지 못하게 하는 일명 ‘구하라법’(민법 개정안) 처리가 연기됐다. 채무 면탈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조문 보완 등을 거쳐 ‘5월 국회’에서 ‘구하라법’을 처리한다는 목표다.


여야, "장기간 부양 안 하면 상속 막아야" 한 목소리


28일 국회에 따르면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 제 1소위원회를 열고 민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박대출·박재호·이석현·민홍철·서영교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를 상속 결격자로 추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자녀 사망 시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부모가 나타나 상속을 받는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은 상속인 결격 사유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나, 고의로 직계존속(부모 등)이나 피상속인 등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유언을 조작하는 경우 등으로 제한한다. 이에 고(故) 구하라씨를 둘러싼 재산분할 논란 등이 끊이질 않았다.

구씨 오빠에 따르면 자신과 동생이 각각 11살과 9살 때 친모가 집을 나갔고 20년간 남매를 한번도 찾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아버지와 할머니, 고모 보살핌을 받으며 컸는데 구씨가 숨지자 친모가 재산분할을 요구했다고 구씨 오빠는 밝혔다.

자녀나 배우자가 상속 1순위가 되는데, 이들이 없으면 부모, 형제 자매 순으로 상속된다. 현행법상 숨진 구씨의 경우, 친모가 상속권자로 인정 받는다. 구씨 오빠 측이 지난달 18일 국회에 전자 청원을 냈고, 이달 3일 동의자가 10만명을 넘어서면서 정식 접수됐다.

앞서 천안함 침몰 사건과 세월호 사고에서도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부모가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거하거나 상속을 주장하는 등 국민 정서상 납득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채무 면탈 악용 우려…조문 고쳐서 '5월 국회'서 처리한다


이같이 장기적 부양 의무를 저버린 이들의 상속 자격을 박탈하는 것에 여야 의원들은 의견을 모았으나, 채무 면탈로 악용될 수 있다는 목소리에 법안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숨진 이의 채무를 다른 가족에게 청구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의 취지와 달리, 악의적 의도와 상황에 따라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법사위 법안심사 제 1소위원장을 맡은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기간 부양을 하지 않은 사람이 상속하지 않아야 된다는데 다들 동의했다”며 “어떻게 조문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았다. 보완 작업을 거쳐 5월 국회 내 처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기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이 이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에 김도읍 미래통합당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비롯한 사이버 성범죄의 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논의한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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