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용' 비대위 의결에…김종인, 거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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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바른사회운동연합 주최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4.24. amin2@newsis.com
미래통합당이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전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사실상 고사해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 빠졌다.

통합당은 28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를 안건으로 상정해 최종 의결했다. 전국위원 639명중 330명이 참석했고 이 중 177명이 찬성, 80명이 반대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최명길 전 의원은 "김종인 대표께서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실상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거부한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두 달짜리 비대위 활동은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통합당은 상임전국위를 열고 당헌·당규 부칙에 규정된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 개최' 내용을 수정하고 김종인 전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임전국위는 정원 45명 중 17명만 참석해 성원미달로 개최되지 못했다. 8월 31일로 규정된 전당대회 부칙이 수정되지 않아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는 4개월로 한정되게 됐다.

그럼에도 전국위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가결시켜 통합당 지도체제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수 있게 됐지만 활동 기간이 당헌당규에 따라 올해 8월31일까지로 제한돼 있어 사실상 비대위원장에 전권을 주더라도 상당한 힘이 실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심재철 당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헌 개정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후 당헌당규 개정을 다시 추진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권한대행은 "김 위원장에게 오늘 투표 내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수락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며 "수락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을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난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사무실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탔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이 '전국위 결정에 실망했냐'고 묻자 "아니 나는 어떻게 결정이 됐는지 알지도 못한다"며 "난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만 답했다. 

다만 심 권한대행과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이 이날 밤 직접 김 전 위원장의 자택을 찾았지만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비대위원장 수락 확답을 받진 못했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밤 김 전 위원장과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비대위' 결론이 났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당을) 걱정하는 얘기들만 나누고 왔다. 포도주만 마시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거절하는 의사 표시를 한 건 하나도 없었다"면서도 "물론 수락의 의사표시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수락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수락할 의사도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저희들은 당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시간을 갖고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만일 김 위원장이 비대위를 맡게 되면 또다른 당내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당을 수습해달라는 의미에서 비대위를 만들었는데 김종인 체제에서는 계속 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원장은 만장일치로 추대 되는 것이 관례인데 27.7% 찬성으로 억지 취임을 해 본들 당무 집행을 할수 있겠는가"라며 "지도부는 물러나고 당선자 총회가 전권을 갖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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