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방지법' 초읽기…여야 '일할 때는 한다'

[the300]

송기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에 김도읍 미래통합당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비롯한 사이버 성범죄의 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논의한다. / 사진제공=뉴스1

‘N번방 방지법’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처벌 형량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높일지 정도만 남았을 뿐 큰 틀에서 여야가 뜻을 모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속도전’에 나선 결과다.



스스로 찍은 촬영물도 '남'이 유포하면 처벌


28일 국회에 따르면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 제 1소위원회를 열고 성폭력특별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이르면 이번주 내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백혜련·정성호·한정애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법안 19개를 병합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스스로 찍은 촬영물이라도 타인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유포할 경우 성폭력으로 처벌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긴다. 현행법상 본인이 촬영한 영상물을 타인이 유포하면, 촬영 주체가 본인이라는 이유로 처벌하기 어렵다. 여성들을 협박해 수치스러운 영상을 스스로 찍게 한 후 유포했던 ‘N번방’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다.

여야는 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 받거나 불법 촬영물을 인지하고도 시청한 자도 처벌하는 데 뜻을 모았다. 현행법상 불법 촬영물의 반포·판매·임대·제공 등만 처벌된다.

‘N번방’ 범죄는 대체로 성착취 영상을 텔레그램 채팅방들을 통해 유통했는데, 이들 채팅방에 참여한 인원 규모가 26만여명으로 추정된다. 한 채팅방에는 2만여명이 참여해 성착취 영상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고기영 법무부 차관과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비롯한 사이버 성범죄의 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논의한다. / 사진제공=뉴스1


'성적 수치심 유발' 영상으로 협박하면…


형법 개정안도 의결 수순을 밟는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과 강요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핵심이다. 현재 이같은 방식의 범죄는 형법상 협박으로 분류돼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에 그친다. ‘백혜련 안’은 해당 범죄에 대해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 협박의 처벌 수위도 높아진다. 현행 형법상 특수협박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범죄수익법(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 개정안도 오는 29일 논의된다. 송기헌·한정애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아도 범죄수익을 ‘독립 몰수’하는 게 핵심이다.

온라인상에서 성착취 영상물을 거래·유포하는 범죄의 경우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범죄수익 환수가 어려운 현실을 고려했다. 현행법상 몰수는 ‘주형’에 더해 과하는 ‘부가형’으로, 가해자나 개별 범죄에 주형이 선고되지 않으면 몰수가 어렵다.



법사위 '속도전' 돌입…"일하고 싶다" 


이로써 국민적 공분을 샀던 ‘N번방’ 관련 주요 법안 처리가 이번주 내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들 법안들은 법사위 고유법안인만큼 무난하게 법사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강한 의지를 보인다.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와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속전속결’ 한다는 방침이다.

법사위 법안심사 제 1소위원장을 맡은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강요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했고 저장, 소지, 구입도 처벌하는 것으로 소위 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N번방 방지법 의결에) 전체적으로 합의를 이뤘고 내일 회의를 통해 조문 종결 작업 등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백혜련(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성범죄근절대책단 단장이 이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열린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대책 당정협의에 참헉해 송기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와 이야기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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