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85조원 추가투입"…재난지원금 '100%+기부' 절충

[the300](종합)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 논란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답은 "속도"와 "매듭"이었다. 문 대통령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조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밝혔다.

'긴급한' 재난지원금인데 범위를 놓고 토론을 지리하게 벌일 시간이 없다는 의미다. 여당과 정부는 전국민(100%)에게 지급하되 기부를 통해 고소득자에게 줄 재원을 아끼는 절충안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기업살리기와 고용유지 대책을 위한 3차 추경마련을 공식화하면서 재난지원금 소요 예산 확대 여지도 열었다. 기업-고용 대책으로는 40조+35조+10조원을 합해 85조원짜리 대책을 추가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04.22 since1999@newsis.com



기간산업 기금 40조원 '신설'


문 대통령은 이날오전 청와대에서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금융위 한국은행 등과 함께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40조 원 규모로 위기 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긴급 조성한다"며 "강력한 의지를 갖고 기간산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항공, 조선해운,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쓰러지지 않도록 지키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위기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세금을 투입하는 대신에 지원받는 기업들에게 상응하는 의무도 부과하겠다"며 "고용총량 유지와 자구노력, 이익공유 등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안정이 전제돼야 기업지원이 주어지며, 임직원 보수 제한과 주주배당 제한, 자사주취득금지 등 도덕적해이를 막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정상화 이익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기간산업을 보호하고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입법에 국회도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동성 35조+고용안정 10조원 '추가'


문 대통령은 "지난 1,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100조원 규모 금융조치에 35조원을 추가해 135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조치도 취한다"며 "이를 통해 소상공인 지원과 기업들의 회사채 매입 확대하고 신용이 낮은 기업들까지 유동성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긴급고용안정대책에 10조원을 별도로 투입해 코로나19로 현실화되고 있는 고용충격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며 "고용유지지원으로 실업대란을 차단하는 것에 역점을 두면서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줄여 촘촘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7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고용유지 관련해선 △첫째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은 최대한 지원 △둘째 고용 안정 지원의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줄임 △셋째 정부가 직접 50만개 일자리 창출 △한국판 뉴딜(대규모 국책사업) 추진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휴직수당의 90%까지 보전하는 고용 유지 지원금을 지속적으로 확대 지원하면서 무급휴직자까지 대상을 넓힌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항공지상조, 면세점업 등 타격이 심한 업종은 추가적으로 특별 고용 지원 업종으로 지정하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고용 안정지원의 사각지대로 꼽힌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영세사업자 등 93만 명에 대해 특별히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3개월간 50만 원씩이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 창출에도 나선다. 우선 50만 개의 일자리를 정부가 창출한다. 공공 부문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든다. 연기됐던 공공 부문 채용 절차도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대규모 국가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단지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며 "관계 부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로서 이른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할 기획단을 신속히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거듭 강조한다, 중요한건 속도"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매듭을 빨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에서도 "거듭 거듭 강조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지금까지 발표한 비상경제 대책들을 신속하게 실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1차 추경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 완료하고, 2차 추경을 최대한 신속하게 통과시켜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오늘 결정하는 비상대책에 필요한 3차 추경과 입법도 신속하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도 할 일이 태산 같은 비상한 시기임을 감안하여 대승적인 합의로 신속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여기까지만 읽으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손을 들어준 걸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재정여력을 들어 70% 지급안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3차 추경을 공식화했다. 재난지원금도 국민 70% 지급에 머물지 말고 추가재원을 찾으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 전국민 대상으로 하고 기부 등 선택권을 국민에게 주자는 제안도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왔다. 조정식 당 정책위의장이 언급하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발적 기부가 가능한 제도가 국회에서 마련되면 정부도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국무총리와) 조율해 왔다"고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은 한국판 뉴딜 발언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디지털 일자리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디지털 인프라와 빅데이터 분야 등을 차제에 준비해야 할 것이란 당부였다"며 "한국형 뉴딜뿐만 아니라 일자리 대책의 큰 흐름은 과거식 구조조정을 통한 고통분담 방식과는 다르다. 정리해고를 통한 기업 살리기가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전주시가 ‘해고없는 도시’를 선언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은 고용유지 노력을 약속했고 지자체는 적극 지원을 다짐했다"며 "전주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이 전국적 운동으로 번져나갔던 것처럼 해고없는 도시 상생선언도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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