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코로나19 극복 이후 시대) 시대, 세계경제 지형이 바뀐다. 세계화 추세가 꺾이고 지역화 회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언택트(비대면)' 산업에 이목이 쏠리고 달러의 위상이 강화된다.

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제7차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 포스트코로나 세계경제에 일어날 구조적 변화를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내수주도 성장 심화 △비대면 경제 도약 △달러의 전략적 위상 강화 등을 예상되는 주요 변화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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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1.17. photo@newsis.com

◇흔들린 글로벌공급망, 안정적 대체공급지에 주목권 위원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는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드러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생산 효율성 일변도에서 공급망의 안정성과 유연성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생산시설 입지의 다변화와 신뢰할 수 있는 대체공급망의 확보 노력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코로나 사태 시 방역과 진단활동의 투명성, 예측가능성, 비차별성을 견지해 사태를 극복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시민의 자율적 사회적 거리두기와 기업의 자발적 생산활동 조절 등 노력으로 아시아의 공급망 재편에서 가장 안정적인 대체공급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꿩 대신 닭? 해외소비 대신 내수진작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내수주도 성장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 해외수요 감소로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세계 각국은 자국의 산업을 살리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권 위원장은 "경기부양용 인프라 투자 확대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각국의 우대정책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자간 초국경사업도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과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 위원장은 "기존의 제3국 수출을 목표로 한 생산기지 진출 이외에도 바이오, 보건의료, 뷰티, 헬스 등 내수중심의 서비스업과 IoT·AI 등 생산성 향상을 견인할 수 있는 첨단기술 분야 진출에 역점을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 경제, 반도체·5G·게임·배송에 '주목'권 위원장은 "비대면 경제가 도약할 것"이라며 "인터넷 기반 신기술의 발전으로 형성되고 있는 비대면 산업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면기피 소비자들이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선호하며 관련 기술 및 제품 개발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5G, 게임, 배송을 포함한 전자상거래에 비교우위가 있는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성장기회라는 분석이다.

◇전략적 위상 강화되는 '달러'권 위원장은 "달러의 전략적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는 한국과 멕시코, 브라질 등 9개국 중앙은행과 한시적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채권을 담보로 달러화를 대출해 주는 임시 레포기구(FIMA Repo Facility)를 설치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고 달러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권 위원장은 "최종대부자로서 연준의 이러한 조치들은 달러 자금 시장의 안정적인 작동을 담보하고, 동시에 달러 스왑(Swap) 라인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의 변화에 선제 대응하여 북방정책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