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법사위'?…N번방법 처리로 명예회복 나선다

[the300]

국민 법 감정과 따로 노는 판단, 실종된 합의, 오가는 막말과 고성. 20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꼰대 상임위'란 오명을 안은 이유다. 그래도 아직 기회는 남았다. 20대 국회가 완전히 문 닫기까지 남은 한 달, 법사위는 N번방과 구하라법 처리로 명예를 회복하겠단 방침이다. 


조국·타다·N번방…'꼰대' 오명 쓴 20대 법사위


여상규 법사위원장 /사진=뉴스1

법사위는 국회의 '상원'에 비유된다.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모든 법안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로 상정된다. 그런 막강 상임위가 20대에는 막장 상임위가 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청문회 과정에서 법사위는 여야 '정쟁(廷爭) 터'가 됐다. 공방을 벌이다 파행하길 거듭했고,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부끄러워서 법사위 못하겠고, 창피해 의원 못 하겠다(이철희 민주당 의원)"는 고백이 나오기도 했다.

법사위는 국회 막판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상규 위원장이 강행 처리를 시도하면서, 소수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를 묵살했다. 몇몇 의원이 반발하자 여 위원장은 고성을 내질렀다.

N번방은 '꼰대 상임위'의 민낯이 전 국민 앞에 적나라히 드러나게 했다. N번방 국민동의청원을 졸속 심사한 회의록이 공개되며 공분을 산 것이다. 특히 일부 의원과 참석자들이 "N번방 사건 잘 모른다", "청원한다고 다 법 만드냐", "(딥페이크 음란물은)일기장 그림"이라고 말해 무지함과 무신경함을 노출했다. 


N번방 1번으로 처리, 구하라법도 가능성


다만, 법사위에겐 한 달이란 만회의 시간이 남았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법사위는 N번방 방지법 통과에 총력을 기울여 막판 명예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송기헌 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앞서 N번방 졸속심의 비판에 대해 "법사위가 국민 보시기에 70점이다. 국민 법감정을 잘 살피겠다" 사과하기도 했다. 총선 중 법사위 여야 간사들이 N번방 방지법 처리를 약속한 것도 반드시 N번방 방지법을 통과시키겠단 의지로 읽힌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N번방 방지법은 여야 간 이견이 없다. 상임위만 열리면 1번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도 "백혜련 의원이 낸 N번방 방지법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우선적으로 처리 한다는 것이 법사위의 기류"라고 전했다. 

법사위가 급한 이유다. 5월 국회 개회를 위한 여야 원내 지도부 간 일정 합의가 길어지는 상황이다. 법사위는 5월 국회가 열리는대로 전체회의와 법안소위 등을 가동해 N번방 법안을 처리할 채비를 마쳤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25일 가수 고 구하라의 일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져 있다. 2019.11.25/뉴스1

계류중인 아동청소년보호법 개정안도 N번방과 턴키(Turn key·일괄)로 처리될 수 있다.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성을 매매했더라도 처벌 대신 보호하자는 게 핵심이다. 아청법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폐기됐고, 20대 국회에서 남인순 민주당 발의안이 2년 넘게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이른바 '구하라법' 처리 가능성도 전망된다. 가수 고(故) 구하라씨 친오빠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제기한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 동의를 받아 법사위에 올랐다. 법사위 관계자는 남은 20대 국회 처리 법안 중 하나로 구하라법을 꼽았다.

법안 내용은 민법상 유산 상속결격 사유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부양의무를 현저하게 게을리한 자'를 추가한 것이다. 현행법상 구씨가 어렸을 때 가출한 친모가 구씨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렸음에도 현행법상 재산의 절반을 상속받을 수 있는데, 이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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