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20대 국회, 국민이 심판했다

[the300][대한민국4.0, 새로운 21대 국회]머니투데이 대국민 여론조사 '上'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미래준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4.16/뉴스1




“국민 삶 지킬 일하는 국회...건강한 대한민국 만들라”



대한민국 국민들은 4·15총선에서 미래에 표를 던졌다. 표에 담긴 명령은 전대미문의 위기 극복과 대한민국 미래 만들기다. 코로나19(COVID19) 위험 속에도 그 어느 선거보다 뜨거웠던 투표 열기가 이를 말해준다. 전체 300석 가운데 180석(더불어시민당 포함)을 집권여당에 몰아 준 것도 국난 극복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뜻이다. 

국민들은 ‘일하는 국회’를 원한다. 내 삶을 지켜주는 국회,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 기댈 수 있는 국회다. ‘정쟁’과 ‘이념 대립’ 등 갈등으로 점철된 최악의 국회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길 바란다.

낡고 타락한 진영 의식 대신 건강한 진영 의식에 기반한 합리적 대안 생산을 요구한다. ‘포스트 코로나 ’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선 ‘남탓’ ‘싸움’ 등으로 허비할 시간도 없다.

국민들의 이런 바람은 머니투데이가 4·15 총선 공식선거운동 직전인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한 ‘대한민국4.0을 위한 새로운 21대 국회의 조건’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21대 국회에 가장 기대한 건 ‘민생법안 추진(29.8%)’이었다. 이어 ‘보수와 진보, 진보와 보수 간 갈등 해결’(22.9%), ‘국민통합(16.9%), ‘개헌을 통한 권력 구조 개편(14.0%)’, ‘대화의 활성화(8.2%)’ 등의 순이다.

20대 국회에 대한 박한 평가를 보면 당연한 요구를 원하는 배경을 알 수 있다. 20대 국회에 아쉬운 게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25.8%로 가장 많았다. 또 ‘농성과 파행(23.5%)’이 뒤를 이었다. 국민 절반은 20대 국회가 서로 싸우기만 했을 뿐 일을 안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결국 국민들이 원하는 21대 국회는 “진보와 보수의 양 극단에 매몰된 ‘타락한 진영의식’에서 벗어나 국민의 삶을 위해 제발 일 좀 하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특히 국회와 언론이 변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타락한 진영의식 등 이념 갈등 탓에 과거에 머물게 한 원인으로 ‘언론(29.3%)’과 ‘국회(27.9%)’를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정치권과 언론이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키웠다는 지적은 자성하고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총선이 마무리됐지만 21대 국회를 마냥 기다릴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국을 비롯 전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코로나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다.

당장 급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뿐만 아니라 비상시국에 처리해줘야 할 법안은 20대 국회가 처리해야 한다. 20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5월 국회를 바로 열어야한다. 그동안 정쟁에 휩싸여 처리 못한 법안은 물론 21대 국회가 힘차게 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한다.

머니투데이는 이번 총선 한달전부터 ‘대한민국4.0을 열자’란 기획을 통해 우리 현실을 진단했다. 진보와 보수 양 극단의 ‘타락한 진영의식’에 갇힌 정치권과 언론, 우리 사회를 짚었다.

머니투데이는 앞으로 새로운 21대 국회를 위해 이번 선거 당선자들을 비롯해 20대 국회의원들이 해야할 일들을 집중 보도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오는 5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등 모든 현역 국회의원 및 21대 총선 당선자와 함께 ‘대한민국4.0 포럼’을 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국회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논의할 계획이다.



당장 국회 열고 '포스트 코로나' 골든타임 잡아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총선은 끝났지만 20대 국회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4년전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은 적어도 5월29일까지는 소명을 다해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당위적 책무를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코로나19(COVID19)로 대한민국은 ‘비상 사태 ’다. 돌파구를 마련하고 새 판을 준비할 시점이다. 21대 국회가 열리기까지 한달반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취약 계층과 부실 기업 지원 등 긴급하게 할 일만 산더미다. ‘5월 국회’의 역할이 절실한 이유다.

◇한달여 남은 20대 국회…‘포스트 코로나’ 준비해야

20대 국회의원 임기는 다음달 5월29일까지다. 국회법 등에서 의원 임기의 시작과 끝을 규정한 조항은 없다. 그러나 ‘국회의원 임기는 4년으로 한다’는 헌법 42조와 20대 국회 시작일을 근거로 한다.

이같이 총선을 치른 해 5월30일에 다음 국회가 개원하는 관행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후 첫 번째 국회였던 13대 국회부터 시작됐다. 역대 5월 국회는 그래서 밀린 숙제를 하는 기간이었다.

20대 국회가 한달 넘게 남은만큼 위기 앞에 놓인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의원들이 힘을 모아야한다는 공감대가 높다. 코로나19 사태는 ‘20대 마지막 국회 역할론’의 기폭제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야 정쟁을 부수적인 이슈로 끌어내리면서, 묵힌 민생법안 처리 및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생긴 셈이다.

당장 급한게 코로나19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다.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7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통과가 핵심이다.

여야가 총선 과정에서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목소리를 낸 만큼 규모 확대와 빠른 실행을 이뤄내야 한다. 대규모 실업 등 우려로 2~3차 추경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선제적 대응 방안도 국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또 코로나 극복을 위한 각종 지원책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한다. 위기에 빠진 기업과 노동자 지원을 비롯해 내수 진작을 위한 입법 대책이 필요하다. 부가가치세·소득세 등 세금감면 및 납부기한 연장, 대출부담 및 대출조건 완화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꺼내놓고 실행에 옮겨야한다.

◇마무리를 해야 새로운 시작이 가능

주요 법안 처리도 반드시 할 일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주 52시간 근로제’(주 52시간제)의 보완책으로 근로자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도, 생산성 감소를 우려해 집중 근로가 가능한 기간을 늘리는 게 핵심 내용이다.

여야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합의하고도, 탄력근로제 확대 협상에선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특히 경영계와 노동계가 참여한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6개월안’으로 어렵게 의견을 모았지만, 야당과 민주노총 등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지난해 2월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6개월안’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본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최종 의결하며 ‘잠정 합의’라는 꼬리표도 뗐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은행법은 IT(정보통신) 기업 등의 인터넷은행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케이뱅크 등 신생 인터넷은행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운다는 점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했으나, 본회의 표결 시 민주당 등에서 대거 이탈표가 생기면서 끝내 부결됐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개정안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 정부가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 일환으로, 고액 부동산 보유자(1세대 1주택자 기준 9억원 이상)에 대한 종부세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종부세 과세 기준일이 6월1일이기 때문에 5월 국회가 결론 내지 못하면,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 정책은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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