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당 합당이냐 독자정당화냐…민주당 앞에 놓인 세가지 시나리오

[the300]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단독 과반 정당을 구성하면서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놓고 합당과 '제2 원내교섭단체' 구성 등의 선택을 저울질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163석·비례17석 총 180석을 가져갔다. 


선택 1. 민주당-시민당 흡수합병


우선 모(母) 정당인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17석을 얻은 시민당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있다. 당초 비례정당을 만들 때 민주당 지도부는 총선이 종료되면 즉시 양당을 통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대응,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책 마련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시민당에 참여한 소수정파와 군소정당 당선자를 제명시키고 남은 민주당측 인사와 시민당 조직을 흡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17일 민주당-시민당 선거대책위 해단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민당과) 연대는 당연히 하는 것"이라며 합당 절차에 대해서 "논의해 절차가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합당이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예"라며 합당 말고는 다른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민주당과 시민당은 향후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함께 21대 국회 개원을 준비할 것"이라며 "시민당은 연합정당이기 때문에 소수 정파와 시민당 측 당선자분들은 약속한대로 본인 뜻에 따라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왼쪽 두번째),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강태웅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선거대책 위원회'에서 서울 공동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선택2. 시민당으로 '제2 교섭단체' 구성


다만 윤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시민당과의 문제에 대해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지를 보면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통합당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넘기려면 비례정당과 통합해야 하지만 원내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비례정당을 독자 정당화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이 이미 163석으로 단독 과반 의석을 가져가게 되면서 한몸으로 시민당과 움직이는 것보다 '아군'으로 시민당을 제2 교섭단체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시민당 의석수에 3석만 더하면 20명 이상이라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갖춘다. 국회 각종 현안 논의에서 '같은 편' 교섭단체가 있으면 앞으로 민주당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21대 국회에서 교섭단체 간 '줄다리기'가 예고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공수처장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3명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총 7명으로 이뤄진다. 이 중 6명이 찬성하면 안건을 의결할 수 있어 시민당이 민주당의 제2교섭단체가 된다면 여당이 원하는 인물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최배근 시민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공동 선대위 해단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민당과 민주당은 문 정부 성공을 위한 지지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열린민주당이나 기타 군소정당과의 협력은 민주당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 3. 시민당-열린민주당 '교섭단체' 구성?


시민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3개의 의석이 더 필요하다. 이에 시민당이 열린민주당과 연합하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3석을 차지해 시민당과 합당하게 된다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 민주당 탈당 인사가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은 문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민주당의 '2군' 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어쨌든 열린민주당 세 분은 우리와 함께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같은 기류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윤 사무총장은 "거기(열린민주당)과의 문제는 지금 논의할 단계가 아니고 논의할 수 없다"며 합당 가능성에도 "검토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상임선대위원장이 1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서울 용산구 강태웅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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