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한 장수들의 대국민 메시지 '관전평'

[the300]

총선이 끝나면 국민들이 반드시 받는 게 있다. 감사와 사과다. 제1당을 거머쥔 정당은 국민께 감사를 표한다. 선거에 진 정당들도 감사를 표하지만 사과가 주된 메시지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야당 '장수'들의 사과를 관전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 후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총선 결과 책임, 모든 당직 내려놓는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줄행랑' 황교안, '노욕' 손학규


정치인에게 사퇴 결단은 작심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그러나 사퇴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퇴에 임하는 태도가 어떠냐에 따라 진정성이 달라진다. 누군가는 훗날 재기하고 누군가는 잊혀진다.

종로에 출마했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낙선이 확실시되고 당의 총선 참패가 점쳐지자 15일 당일,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 대표는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뭔지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참패에도 정계 은퇴와는 선을 그은 것이다.

황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빠른 '손절'로 통합당은 혼란에 휩싸였다. 사실상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20대 통합당 의원들이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 중 75%는 21대 국회를 떠난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16일 '0석 확보'에 "송구하다"며 사퇴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이 그의 마지막일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정계 은퇴는 없었다.

손 위원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참담하다"면서도 "여러 군데를 가보니 (제게) 젊다고 한다. 아직 건강하고 왕성한 정신이 있는 만큼 그것으로 국민 운동 등을 통해 여러가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울음을 참고 있다/사진=뉴스1


'사과 대신 지지 호소' 안철수, '낙선 후보들 생각하며 눈물' 심상정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사과 메시지보다는 지지 호소에 집중했다. 16일 안 대표가 낸 총선 결과 관련 입장문에는 '죄송', '송구' 등 직접적인 사과의 단어가 없다. 대신 "부족했다"는 말이 있다. 다시 한번 믿어달라는 호소가 읽힌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돌풍'으로 38석을 확보했지만 이번 총선에선 3석에 그쳤다. 안 대표는 입장문에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삶의 현장으로 다가가겠다"며 '실용적 중도정치'에의 지지를 호소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6일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눈물은 심 대표가 정의당 지역구 낙선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할 때 터졌다.

심 대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라며 1분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겨우 말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 지역구 후보 중 유일하게 당선됐다. 미안함 등 복잡한 마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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