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KO승'의 짙은 그림자…둘로 쪼개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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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이해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왼쪽)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등이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모습. 2020.4.15/뉴스1

제21대 총선은 '양극화'로 귀결됐다. 압승이란 말도 부족할 정도로 여당이 완승했지만 그만큼 그림자가 짙다. 한쪽의 승리와 별개로 두 개만 남았다.

존재감 있는 제3정당은 사라졌다. 군소정당도 맥을 못 춘다. 극소수인 무소속조차 편이 정해있다. 절대 다수의 더불어민주당과 개헌저지선을 간신히 지킨 미래통합당이 제21대 국회를 나눈다.

지역도 동서가 갈린다. 파란색(민주당)과 분홍색(통합당)이 전국을 반으로 선명히 구분한다. 대한민국 지도의 왼쪽은 파랗고 오른쪽은 붉은 이른바 '좌파우주'다.

민주당은 수도권과 호남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TK(대구·경북)는 물론 PK(부산·울산·경남)에서는 통합당에 표가 몰렸다. 

양 진영이 공고히 뭉치는 구도다. 코로나 극복 프레임(구도)으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올라가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개헌저지선 위태'라는 비상등이 켜지자 보수층도 똘똘 뭉쳤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뉜 민심이 투표장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180석 민주당, 개헌저지선 통합당만 남아…군소정당, 존재의미 미미



16일 제21대 총선의 개표가 완료됐고 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했다. 단독 과반은 물론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을 거쳐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숫자다. 개헌 외에는 사실상 못할 게 없어졌다.

통합당은 103석으로 참패했다. 개헌저지선(101석)을 넘기는데 위안을 삼아야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양당 말고 다른 당은 의미가 없어졌다. 제20대 국회에서 교섭단체였던 민생당은 '0'석이 됐다. 지역 기반인 호남을 모조리 민주당에 빼앗겼고 유권자들이 양당 위주로 단결하며 정당 득표조차 3%를 넘기지 못했다.

양당의 위성정당 전략에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정의당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민주당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교섭단체까지 노렸지만 현실은 6석에 그쳤다.

지난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아예 내지 못한 채 이번에는 비례의석 3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선전을 자신했던 열린민주당도 3석만 얻으며 찻잔 속 태풍에 머물렀다.

현재 구도에선 제21대 국회에서 소수정당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다. 180석의 민주당과 개헌저지선을 가진 통합당이 굳이 몇 석 되지 않는 군소정당과 손잡을 이유는 없다.




수도권, 호남→민주당…TK, PK→통합당



지역 구도는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졌다. 호남 28석 중에서 민주당은 무소속 단 1곳을 제외하고 전 지역을 석권했다.

영남은 통합당으로 수렴했다. 대구와 경북은 무소속 홍준표 전 대표를 포함해 사실상 전원이 통합당이다.

부산은 그나마 18곳 중 3곳에서 민주당이 당선됐지만 기존 의석수(6석)에 비하면 통합당 지지세가 강해졌다. 민주당은 경남 3곳, 울산 1곳만을 건졌고 역시 무소속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나머지 모든 당선자들은 통합당 측이다.

결국 민주당의 대승은 수도권 몰표 덕이다. 영남을 중심으로 단결한 보수층은 호남뿐만 아니라 수도권 민심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더 격렬한 대립과 반목을 잉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면에서 다름을 이해하고 조정하는 협치 정신이 제21대 국회에서 더 절실해졌다. 하지만 우려도 적잖다. 금태섭, 이철희 의원 등 여당 내 다른 목소리를 내왔던 자원들이 대거 떠났고 대신 김남국, 최강욱 당선인 등 '강성 친문'들이 범여권을 채우게 돼서다. 헌정사상 초유의 여당 압승이 남긴 숙제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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