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 vs 더시민…'보완재'? '대체재'?

[the300]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진행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을 마친뒤 정봉주 최고위원, 손혜원 비례대표후보자 추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열린민주당의 약진은 미래한국당을 위협할까 범진보 진영의 표를 잠식할까.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 셈법’이 복잡해졌다. ‘욕 먹을 각오’를 하며 비례정당연합 ‘더불어시민당’에 발을 들였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난 때문이다.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만든 열린민주당의 등장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현실화되니 체감이 다르다. 당명도 과거 ‘열린우리당’과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을 잘 섞었다. 

당규에는 아예 ‘비례대표 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노무현 정신 계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정책과제 실현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썼다. ‘노무현+문재인’을 내건 셈이다.  

게다가 열린민주당 비례후보 면면을 봐도 문재인 대통령의 ‘입’과 ‘칼’을 자처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비례후보 2번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 4번 김의겸 전 대변인 등이 그렇다. 8번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조국 전 법무장관 인사로 ‘검찰 개혁 완수’를 내건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를 11번 이후에 배정한 더시민당과 비교할 때 색깔만 보면 열린민주당이 더 선명하다. 

민주당 지지층의 선호가 갈라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입장에선 걱정거리다.

실제 열린민주당이 포함된 첫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시민당 지지율은 9.1%포인트 내린 28.9%로 나타났다. 열린민주당은 11.6%를 기록했다. (이번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8명을 대상으로 실사한 결과로 응답률은 5.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계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해찬 당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유사한 당명의 정당을 만들었는데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열린민주당에 청와대 출신 인사가 합류한 것과 관련 “청와대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후보(서울 구로을)는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 합류를 결정한 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며 “유권자의 힘은, 나누면 커지는 것이 아니고 지금은 그럴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열린민주당의 상승세가 나쁠 게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열린민주당때문에 살짝 불안감을 보일 수 있다”며 “비례연합을 안했으면 불안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비례정당이 2개여서 상호 ‘윈-윈’(win-win)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더시민당이 30~35%의 정당 지지율을 확보한다는 전제하에 열린민주당이 3% 이상 유효한 정당득표율로 의석수를 더 많이 분배받을 경우 미래한국당의 의석수를 잠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당 득표율 30%짜리 A정당은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10~13개 의석을 얻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득표율 3%짜리 B정당은 3~4개 의석까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하지만 A와 B를 단순 합산한 33%의 득표율로는 의석수는 11~14개 정도로 1개 늘어나는 효과다. 신생 소수정당에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열린민주당이 5%이상, 최대 10%까지 정당득표를 이끌어낸다면 7~8명까지 당선시킬 수 있다. 반면 열린민주당이 20%의 지지율을 가져가면서 더시민당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지면 의석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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