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무소속이 낫다" 정당 '엑소더스'…배후엔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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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을 한달 앞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선거관리위원회 안내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0.03.15./사진=홍봉진 기자

총선을 앞두고 정당을 버리는 후보들이 쏟아진다. 계파 갈등으로 '공중분해'가 된 정당에서 출마하느니 차라리 무소속이 낫다는 판단이다. 

특히 바른미래당과 바른미래당이 흡수된 민생당에서 이탈자가 속출한다. 공통점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다. 


바른미래당·민생당 버리는 현역의원들…"제 이름 석자로 평가 받겠다"


바른미래당에선 김성식·김관영 의원이 발빠르게 탈당해 무소속으로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김성식 의원은 지난달 5일 탈당하며 "험난한 길일지라도 낡은 정치판을 바꾸는 일에 무소속으로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파 갈등에 휘말리며 이합집산하기보다 기득권 양당구조에 경종을 울린다는 자신의 '소신'을 택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김관영 의원도 지난달 6일 탈당했다. 그는 "그동안의 성과물을 토대로 '정치인 김관영'이라는 제 이름 석자로 평가받겠다"며 "이제는 '군산시민당’에 소속됐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의원은 현재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공약하며 바른미래당 색채를 빼려 노력하고 있다. 

김성식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관악구갑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0.03.03./사진=뉴시스

민생당에서도 탈당 행렬이 이어진다. 김종회·김광수 의원은 각각 지난 9일과 25일 탈당을 선언했다. 김종회 의원은 "분당에 분당을 거쳐 합당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치 혐오와 불신을 갖게 한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남은 이들에게도 정당은 자랑스러운 간판이 아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마에 나선다. 정동영 민생당 의원은 25일 "무소속으로 등록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며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의원은 "사실상 민주평화당은 합당을 철회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탈당 의사를 밝혀왔다. 

정동영 민생당 전주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17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조선 월드파크 1조 원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갖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0.03.17./사진=뉴시스


'엑소더스' 배후엔 손학규?…민생당 비례대표 2번 가닥


바른미래당과 민생당의 '엑소더스'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전 대표다. 민생당으로의 합당 과정에서 대표직을 내려놓고 일선 후퇴했던 손 전 대표는 26일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바른미래당에서 분열이 가속화된 이유는 손 전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지 않아서였다. 이에 바른정당계가 새로운보수당 출범을 거쳐 미래통합당에 합류하고 일부는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으로 돌아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2020.01.28./사진=홍봉진 기자

민생당 내부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계도 분열의 원인으로 손 위원장을 지목한다. 범여 비례연합정당 참여 등의 사안에서 손 위원장의 뜻을 이어 받은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판을 뒤흔들었다는 것이다. 정동영 의원은 24일 손 위원장을 겨냥해 현재 민생당을 막후에서 움직이는 분은 손 전 대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손 위원장을 비례대표 2번에 배치하면서 내홍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계에서 반발이 일고 있는 만큼 대규모 탈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생당 소속 현역 의원은 20명으로 추가 탈당자가 발생할 경우 민생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합당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안신당 최경환,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2020.02.24./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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