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황교안의 달리기 대회"…'우생순' 임오경의 상상력

[the300][2020 스카우팅리포트]임오경 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발탁된 임오경 전 서울시청 감독. / 사진=홍봉진 기자

“국회의원들은 한 팀 입니다. 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치할 때는 ‘팀워크’를 발휘해서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한국 구기종목 사상 최초 여성 감독,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인물.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가 정치권에 도전장을 냈다. 10년 넘게 정치권의 ‘러브콜’을 마다하던 그였으나 ‘팀워크’가 실종된 한국 정치를 보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21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갑에 출마한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만나봤다.

임 후보의 언어는 정치 신인답게 신선한 맛이 있다. 정치가 스포츠 경기라면, 여야 의원들은 민생이란 공동 목표를 위해 협업하는 동료라고 한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여·야 화합을 위한 체육대회도 제안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릴레이 달리기’의 마지막 주자로 뛰는 상상력이다. 연일 상대편 비난에 열을 올리는 오늘날 국회에서 임 후보의 목소리가 반가운 이유다.

임 후보는 또 ‘운동합시다’ 캠페인도 제안한다. 구호를 넘어선 생활체육 분야 정책 제안이다. 직장인을 중심으로 체중 관리 및 취미생활 창출을 위한 운동 수요가 높아지나 시설 문제 등에 가로막힌다고 했다.

임 후보는 “생활체육을 통해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면 의료비도 절감된다”며 “(운동을) 접할 곳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운동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서 생활체육 육성을 통해 (개인의 운동)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요새 공공 스포츠클럽도 생겨나는데 인프라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체육 활성화가 생활체육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은 ‘지덕체’를 배우지만, ‘체덕지’를 익혀야 한다”며 “지식이 먼저가 아니다. 제 딸에 대해서도 가장 걱정하는 게 건강”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발탁된 임오경 전 서울시청 감독. / 사진=홍봉진 기자

-영입인재로 선발돼 총선에 나서는 소감부터 말씀 부탁드린다.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이 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다’는 것. 이것이 스포츠 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말이다. 저의 가치관과 유사하다. 항상 선수들에게 기회를 평등하게 줘야 하고, 과정은 ‘페어 플레이’하자, 그리고 결과는 정의롭게 받아들이자고 항상 말해왔다.

2019년 스포츠계 미투 사건도 계기가 됐다. 충격이었다. 현장을 대표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국회에는 없는 듯 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손을 내밀어줘서 입당하게 됐다.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러브콜’이 있었을 것 같다.
▶정치권에서 계속해서 총선, 대선 있을 때마다 연락 오셔서 만나고도 했는데 준비돼 있지 않았다. 본격적인 러브콜은 이번이 처음인 듯 하다. 그전에는 내가 직장에 있으니까 ‘손을 내밀지는 말아라’ 그런 말씀을 드렸다. 그 때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소리를 질러보기도 했다. 다른 스포츠인들도 많은데 왜 나를 괴롭히냐고.(웃음)

이번에는 은사님이나 주변 분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 생각했다. 자기 자신을 버리고,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결정적이었나
▶내가 팀 리더를 맡고 있으면, 다른 분들이 리더를 믿고 따라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한테 기회를 줬으면, 그 ‘칼라’에 맞춰보려고 노력도 해줘야 한다. 한번 해보고 안 됐을 때 질책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정치권에서 협치가 안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감독으로서 ‘리더’의 고충을 이해하신다는 의미인가.
▶최근에도 TV를 통해 문 대통령을 보면 ‘많이 늙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에서 협치가 안 되니까 도움도 못받고, 마음 고생을 많이 하셨겠구나 생각했다.

-임 후보의 정치 도전에 대한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좋아할 사람이 있나(웃음). 제가 38년 동안 현장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 가족도 같이 한 경기 치르는 것이다. 어머니는 청심환을 드시면서 응원할 정도였다고 한다. 38년만에 핸드볼을 그만한다고 하니까 다들 너무 좋아하셨다. 승부 세계에서 나오니까. 좋은 사람이라고 식사하는 게 너무 행복했다. 그러던 시기에 (정치권에) 간다고 하니까 난리가 났다.

그런데 막상 인재영입로 발표가 되니까 가족들이 보약도 가져오고 응원을 해줬다. 딸은 이제 집안일을 적극 도와준다. 제가 아파서 울고 있으면 주물러 주고, 제가 힘들어할까봐 숨어서 울고 그런다(웃음).

더불어민주당 15번째 영입인재인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실제 주인공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의 임오경 전 감독(왼쪽)이 지난1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숙 한국농구연맹 운영본부장의 격려를 받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총선 계획을 밝혀달라.
▶당을 믿고 싶다. 당이 인재영입 후 인사 관리나 강연 등 콘텐츠를 보면서 참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인재로 영입된) 저희 20명의 말이 다 다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조직 생활을 많이 했지 않나. 조직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빨리 캐치하는 편인데 밖에서 본 민주당과 안에 와서 본 당이 좀 달랐다. 체계적으로 잘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이번 총선은 당을 믿고 따라갈 생각이다.

-임 후보의 역할이 있다면.
▶제가 문화체육인으로서, 금메달리스트로서 문화체육 분야 최일선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현장에서 전문성 가진 것도 사실이다. 생활체육, 학교체육, 그리고 나아가 남북체육에 기여하고 싶다. 현장의 목소리로 활용해서다. 생활체육을 통해서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면 의료비도 절감된다. 또 학생들은 ‘지덕체’를 배우지만, ‘체덕지’를 익혀야 한다. 지식이 먼저가 아니다. 제 딸에 대해서도 가장 걱정하는 게 건강이다. 학생들이 학교 체육활동을 통해 체덕지를 향상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스포츠는 이념을 넘어 평화를 추구한다. 올림픽은 평화라는 상징성이 강하다. 그래서 저는 남북 체육 교류에 도움을 주고 싶다.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가 실현되도록 기여하고 싶다.

-우리가 엘리트 체육은 잘하는데 생활체육 저변이 넓지 않다는 묵힌 과제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인프라다. 접할 곳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운동을 못 하는 것이다. 운동에 한번 중독되면 끝까지 한다. 지금도 돈 내고 배우는 사람이 많다. 수영을 한번 하더라도 주위 사람들은 다 돈을 내고 배운다. 국가에서 생활체육 육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요새 공공 스포츠클럽도 생겨나는데 인프라 문제가 있다. 시설을 사용할 수 없어 힘들어 한다.

잠실만 보더라도 석촌동, 삼전동, 잠실동 등 구역마다 체육관이 다 있다. 멀리 갈 필요 없고 이 시설들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한 전략을 취하려면 인프라 확충, 개선, 활용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시설만 잘돼 있으면 일자리 창출도 늘어난다. 조기축구는 보시라. 학교 운동장을 사용하니까 활성화 된다. 학교가 대여를 안 해주면 안 된다.

2017년 7월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7 SK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SK슈가글라이더즈와 서울시청의 경기, 서울시청 임오경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학교 체육의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이들이 학교체육을 통해 운동을 습관화하면 성인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학교체육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이들에게서 항상 수능, 정시, 수시와 같은 이야기만 나오는 게 너무 속상하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예체능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선생님들이 전부 맡아서 하면 힘들다. 외부 강사들이 스포츠 뿐 아니라 댄스, 노래, 성악, 고전무용 등을 해주면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고,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저는 계속 ‘전국민이 운동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건강을 위해서 ‘대한민국 국민, 건강을 위해서 운동합시다’ 캠페인을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제가 스포츠인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반인으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실제 직장인들도 운동하고 싶은 분들이 많다.
▶앞으로 직장 지하에는 체육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미니 핸드볼, 미니축구, 미니농구, 탁구, 배드민턴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 끝나고 가려고 하면 쉽지 않다. 회사 안에서 하게 하면 업무 효과도 더 좋아질 것이다. 많이 한다고 효과있는 것은 아니다. 포인트를 잡아서 훈련시키는 게 중요하다.

-신인이자 여성 정치인으로 한계가 있다고 보시나.
▶한계는 누구한테나 있다. 스포츠가 그렇듯, 항상 결과로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권이 타락한 진영 의식에 갇혀 대화가 실종되고 갈등이 고조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21대 국회에 입성하신다면?
▶가혹한 질문이다. 제가 생각할 때 의원들은 한 팀이다. 싸움할 수 있다. 하지만 협치할 때는 ‘팀워크’를 발휘해서 협업의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을 위해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협치에 앞장설 것 같다. 국민을 위해서 이것 하나는 하자는 식이다. 저 혼자 할 수는 없겠지만, 팀워크를 발휘해서 시급한 법안은 빨리 처리하는 좋은 ‘콜라보’(협업)을 하고 싶다.

국회 협치를 위해서 ‘미니 체육대회’를 만들고 싶다.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 팀워크를 발휘해야 하는데 말로만 싸울 게 아니라 스포츠 종목 몇 개를 정해서 하는 것이다. 민주당 대 통합당 릴레이 달리기도 하고. 스포츠 대회를 만들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발탁된 임오경 전 서울시청 감독. / 사진=홍봉진 기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