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진영싸움 기댄 '기생정치', 민생까지 갉아먹는다

[the300]['대한민국4.0'을 열자][2회]③국회의원이 말하는 '타락한 진영'

편집자주대한민국이 맹목과 궤변, 막말 등으로 가득한 '타락한 진영의식'에 갇혀있다. 타락한 진영은 시위와 농성, 폭력 등을 일으키며 생산적 정치를 가로막는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타락한 진영을 없애고 '건강한 진영의식'을 회복해 대화와 협상, 타협 등이 가능한 정치를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대한민국4.0'을 시작할 수 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모습.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정치와 경제, 사회 등 각 분야 이슈에 대해 발언을 한다. 김해영 의원은 이 회의에서 소신 발언을 하기로 유명하다.

#지난 1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김해영 민주당 의원(최고위원)의 발언은 모두의 귀를 의심케 했다.

김해영 의원은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 다음 임기에 바로 자녀가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건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겨냥한 말이었다. 문 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자신의 아버지 지역구인 의정부에서 출마 준비를 했는데 김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이를 비판한 것이었다. 김 의원의 발언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문석균씨는 결국 사흘뒤 사퇴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왜 그런식으로 말을 하냐”며 김해영 의원을 비난했다. 김해영 의원은 같은 달 29일엔 민주당의 제2호 영입인재 원종건씨의 미투 문제를 비판하며 당 지도부를 향해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김해영 의원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 ‘타락한 진영의식’을 깨는 노력을 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헌법을 보면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 나온다”며 “우리 현실은 의원들이 진영으로 갈려 오히려 국민적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하지만 그는 국회가 오히려 진영을 오염시키고 타락한 진영을 구축한다고 지적한다. 

김해영 의원은 “정치인들이 자극적 발언, 편가르는 발언으로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관철시키며 지지자들을 결속한다”며 “진보와 보수의 양 극단 특정 진영에 치우치기보다, 헌법 정신에 따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김해영 의원이 있다면 미래통합당엔 김세연 의원이 있다.



3선의 김세연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국당은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각 정당이 특정 진영에 휩쓸리는 등 ‘타락한 진영의식’에 사로잡힌 여의도 정치에 염증을 느꼈다고 한다. 김세연 의원은 “외교안보나 통일같이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 앞에서도 우리 정치권은 양 극단으로 갈려 싸운다”며 “성숙한 국가 공동체적 가치가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만성적인 나쁜 진영 간 대립 구도에 기생해온 기존 정치 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구도가 극복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세연 의원은 “진영에 사로잡힌 정치 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일부 지지층이 절대 다수 선량한 국민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권력 놀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연 의원은 ‘타락한 진영의식’을 깨기 위해선 분권형 대통령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급격한 변화보다 20~30년 정도의 시간을 갖고 내각제로 가기 위한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해야한다”며 “점진적인 변화를 끊임없이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거의 2년마다 한번씩 헌법개정이 이뤄지는데 우리도 헌법의 연성화가 필요하다”며 “1987년 이후 33년이 지나도록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대통령과 청와대에 권력이 집중된 탓에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타락한 진영의식'도 우리사회에 만연하다는 지적이 많다. 승자독식제의 대통령제에선 '우리'가 아니면 '적'이 된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청와대 중심의 권력 집중 문제를 해결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한 진영 의식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당 의원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장관직 제의를 받은 김성식 무소속 의원도 양 극단으로 치우친 나쁜 진영을 없애야한다고 주장한다.



김성식 의원은 “지금 의원들은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고, 문자폭탄 그룹을 두려워한다”며 “익명의 팬덤 혹은 열성 지지그룹만 바보는 정치를 하기 때문에 양 극단의 진영 갈등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권력 집중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야가 바뀌더라도 모든 여당은 대통령에 충성하고, 모든 야당은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다”며 “선출되지도 않고 청문회도 거치지 않은 청와대 참모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다보니 내각은 허수아비, 국회는 들러리만 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청와대 중심의 권력 집중 문제를 개선해야 진영 정치가 극복될 것”이라며 “우리편이 이기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라, 어느 편이 이기든 견제와 균형 원리가 돌아가고 분권과 책임정치 원리가 적용돼야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김성식 의원은 오는 4월 총선을 통해 구성될 21대 국회가 ‘타락한 진영의식’을 깨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법안을 만들지 말고, 구조개혁이나 규제개혁 등과 같이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에 꼭 필요한 법 몇 개만이라도 21대 국회 초반에 만들어야 한다”며 “대연정이나 협치, 정치연합 등을 통해 양 극단에 치우친 나쁜 진영을 없애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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