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원전-文의 정성..한·UAE 관계는 '사막의 동맹국'

[the300]코로나진단 '채취키트' 첫수출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8.11.02.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2017년 12월9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극비리에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났다. 청와대는 이를 하루뒤 공개했다. "왜, 무엇 때문에, 누구를 만나러?" 논란이 뜨거웠다. 남북한 비밀 접촉설도 나왔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17개국이 한국에 진단키트 지원을 공식요청했다. 전문가 파견요청을 합하면 26개국이다. 정부는 그중 UAE에 가장 먼저 진단키트, 정확히는 검체 채취용 키트 5만1000개를 수출했다. '코로나 외교'의 시작이 UAE라는 점은 그만큼 속깊은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



SK 최태원, 임종석에 SOS


당시 임 실장은 UAE로 출국 전, 유력 기업인들을 만난 걸로 확인됐다. 최태원 SK 회장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그해 12월초, 임 실장에게 UAE에서 SK 계열사의 일부 계약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상황을 알아본 임 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특사를 보내기로 하고 임 실장을 지목했다. 외교관이나 군인보다는 정치인이, 그것도 대통령의 신뢰받는 메신저가 필요한 사안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판단은 적중했다. 임 실장 방문 이후 UAE와 관계는 급속히 개선됐다. 문 대통령은 2018년 3월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했다. 그의 사저에 초청되는 등 예우 받았다.

양국관계는 MB정부로 거슬러간다. 두 나라는 1980년 수교했는데 그후 30여년은 우리 건설기업들의 활동무대 정도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관계가 급진전했다. 2009년 원자력발전소 수주 외교전을 적극 편 결과다.

거의 프랑스로 넘어가는 듯 했던 UAE 원전사업을 따냈다. 그 결과가 바라카 원전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다양한 협력안을 제시했는데 그중 군사협정이 있었다. 2011년 우리나라는 '형제'란 이름의 아크부대를 세우고 UAE 군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19.05.20.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밀월', 키워드는 비밀 군사협정?


원전을 수주하면서 UAE 유사시에 한국군이 자동개입한다는 내용의 비공개 협약도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김태영 당시 국방부장관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를 인정했다.

'퍼즐'을 맞춰보면 △문재인정부 출범 후 2017년 11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이 조항의 조정을 UAE에 요청 △UAE가 강력반발해 양국 갈등 △우리기업 불이익이 예상돼 최태원 회장 등이 임 실장과 만남 △임 실장이 UAE로 가서 봉합한 것이다.

문 대통령도 2018년 1월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비밀협정이 사실인지 명확히 인정하지 않았다. 투명성만 외칠 수 없는 외교관계의 특수성과 이전 정부의 비공개 결정도 존중한다는 두 가지 이유다.

그러면서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나 MOU(양해각서)의 내용 속에 흠결이 있을 수 있다면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 측과 수정·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개여부도 "적절한 시기가 된다면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3월 12일 UAE에 수출하기 위한 진단키트 관련 물품이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중동서 첫 특별동반자, 건강·보건 협력 


극적으로 봉합된 양국 정부간 관계는 현재 돈독한 정도를 넘어선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고령의 국왕을 대신해 동생인 모하메드 왕세제가 이끌고 있다. 아부다비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행정청장이 왕세제의 비서실장 격 최측근이다. 칼둔은 2018년 1월 방한, 양국 관계를 결혼에 빗댔다. 

문 대통령은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하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해 3월 UAE를 방문, 2009년 이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던 것을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한 단계 격상시키기로 했다. 이 정도 관계 수준은 중동국가와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난 임 전 실장에게 UAE 특임 외교특보를 맡겼다. UAE는 한국 내 숱한 논란에도 '함구' 약속을 지킨 임 전 실장에게 신뢰를 보였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양국은 원전, 에너지, 과학 등 기존 협력사업을 넘는 보건의료 협력의 길을 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채취·수송·보존 키트와 검사키트 두 종류 가운데 채취 키트를 UAE에 수출했다"며 "채취 키트 첫 수출이다. 검사 키트 또한 17개국에 수출했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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