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이 뭐 라고?…금태섭이 뭐 라고!

[the300][김하늬의 정치스탯] 국회의원 금태섭이 보여준 2020 국회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공천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 의원은 '조국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갑에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는 없다"고 밝혔다. 2020.2.18/뉴스1



"금태섭이 뭐 그리 대단하길래?"



더불어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이 묻는다.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이 과연 민주당의 '중도표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냐는 의미다. 

도리어 현역의원을 넘어선 강선우 예비후보에 스포트라이트를 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강조한다. 민주당의 경선 결과(당원투표 50%+일반투표 50%) 가 강선우를 선택했다는 이유다. 

주말 내내 열성 당원을 중심으로 금태섭의 낙천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부분 '선당후사' 하지 않는 금태섭이 못마땅했는데 잘됐다는 의견이다. 

금태섭의 '소신 발언'을 당원의 이름으로 '심판'했다는 발언도 적잖다. 강선우가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당의 뜻이 결정됐을 떄는 거기에 따르는 게 당인의 자세"라며 '소신파'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과 맥이 같다. 

금태섭을 겨냥해 처음 출사표를 던진 정봉주도 '빨간 점퍼 입은 민주당 의원'이란 딱지를 붙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남국 변호사도 '조국 수호'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을 좁혔다. 

어찌보면 열성 지지자들이 금태섭 1명의 소신발언을 '대단'하게 만들어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계획서 채택과 증인 참고인 출석 요구와 관련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금태섭, 송기헌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9.25. since1999@newsis.com



"금태섭이 뭐 그리 대단하길래!"



'금태섭이 뭐 그리 대단하길래' 공천을 안주려 하는가의 반문도 가능하다. 

강서갑 경선 과정은 '매끄러운' 시스템 공천으로 보기 어렵다. '정봉주-김남국-강선우' 투입은 열성 당원을 중심으로 한 여론몰이, 이를 의식한 당 지도부의 힘 실어주기 의혹 등과 맞물린다. 

정봉주가 먼저 논란을 키운 강서갑 지역에 대해 민주당은 돌연 '추가공모' 절차를 공고했다. 현역의원 경선 원칙을 내세웠지만 나머지 예비후보 2명이 더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이었다. 

그 사이 김남국 변호사가 공천 신청을 했다가 절차 등의 문제가 꼬이자 전략공천을 약속받고 철회했다. 김 변호사는 경기 안산을 지역에서 전략공천을 받았다. 

조국 전 법무장관과 인연이 있는 김용민 변호사도 경기 남양주병에 전략공천하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금태섭을 대하는 '느낌적 느낌'을 당원과 지역의원, 구의원들에게 전달했다는 말도 나온다. 

강선우는 금태섭 흠집내기로 출사표를 갈음했다. 그는 "금태섭의원은 안철수대표와 함께 정치를 시작했다"거나 "조국과 친분이 있던 사람이 오로지 본인이 주목받고, 뜨기위해(?) ‘신의’없이 정치를 해 온다"고 비난했다.

자신의 정치적 '테제'를 밝히기 이전에 '금태섭 안티 테제'로 당원의 지지를 결집시키려는 의도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후 '친문 팬클럽'을 중심으로 강선우의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수천명이 몰렸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2019.10.17/뉴스1



금태섭은 '얄미운 진보'



금태섭은 나름 '소신파'로 분류된다. 평가는 엇갈렸다. 누군가는 금태섭이 민주당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화음'이라고 했고 또 다른이들은 당론을 거스르는 '파열음'이라고 했다.

과거 야당 시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 금태섭은 '얄미운 진보'에 가까웠다. 민주당 의원들은 금 의원에 대해 "진중한 문체로 옳은 말을 따박 따박 하는데 어쩐지 '고분고분한 맛'이 없다는 말이 많았다"고 표현했다. 

실제 금태섭은 고분고분한 적이 없었다. 그를 정치이념의 스팩트럼에 세우자면 중도 진보에 가깝다. 기득권을 한 번도 놓쳐본 적 없다. 여의도 고등학교-서울대-사법고시-검사-정치인. 소위 '주류'를 벗어나 본 적이 없지만 '주류 내 비주류'에 위치시켰다. 

당내 '소신파'로 함께 분류된 조응천·김해영·박용진 의원과 조금은 결이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이다. 

소수자, 인권, 검찰 문제 등과 관련 다양한 의견을 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대적 변화와 국가 발전을 위한 충정어린 말도 '제도권 밖', '비주류' 사람들의 귀엔 거슬리는 언어가 된다. 그래서 그는 '얄미운 진보'가 됐다.



진중하고 논리적 화법도…진영 논리 앞에선?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대법관 노태악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0.02.19. kmx1105@newsis.com

금태섭이 소신을 말하는 방식은 사실 조심스럽다. 무작정 지도부에 화를 내거나 반발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당 대변인까지 해 본 그다. '무대포'는 아니라는 의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안에 '기권'할 때도 당 지도부와 "표결 대결까지 치닫지 않는다면 기권을, 제 한표도 필요해지면 찬성을 던지겠다"며 사전 조율을 했다. 

하지만 모두가 '정무적' 판단을 우선시하며 '여야 전쟁' 모드로 군불을 지필 때 유일하게 논리적 발언을 선택하는 캐릭터다. 당원들은 "우선 이기고 봐야 하는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가 그랬다. 이미 조국 '임명vs반대'는 여야 대결모드로 굳어졌다. 한 발 나아가 '검찰개혁 프레임'까지 더해졌다. 

법사위원으로 청문회 참석한 금태섭의 마지막 질의는 달랐다.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저한테는 가장 큰 걱정이었다"며 솔직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진영간의 대결이 된 현실, 정치적 득실 등 많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을 저울 한쪽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들의 상처가 걸린 반대쪽으로 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의 임명 여부는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고 어떤 결정을 하시든 존중할 것"이라면서 "후보자와의 많은 공적, 사적 인연에도 불구하고 그런 깊은 염려를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질의를 마쳤다.

금태섭이 찍힌 이 발언인데 민주당 가치를 훼손한 것인지. 금태섭은 경선 탈락 이후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짧게 메시지를 남겼다. 또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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