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도 "쇼미더머니"..20대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the300]['대한민국4.0'을 열자][1회- 90년대생들이 생각하는 진영]

[편집자주]대한민국이 맹목과 궤변, 막말 등으로 가득한 '타락한 진영의식'에 갇혀있다. 타락한 진영은 시위와 농성, 폭력 등을 일으키며 생산적 정치를 가로막는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타락한 진영을 없애고 '건강한 진영의식'을 회복해 대화와 협상, 타협 등이 가능한 정치를 만들어야한다.


지난해 서초동과 광화문엔 각기 다른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이 몰렸다. ‘타락한 진영 의식’이 만들어 낸 2개의 광장이다. 그런데 이 광장엔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1990년대생, 20대가 빠졌다. 20대는 건전하지 않은 진영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보수와 진보의 특정 진영에 편중된 어느 한 쪽도 편들지 않는다.

한국갤럽이 지난 2월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가운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47%에 달한다. 20대 청년 2명 중 1명은 국회 안 어느 편에도 공감하지 않는다.



◇정치에도 ‘Show me the money’…진영 대신 ‘실용성’ 따지는 20대


20대의 관심사는 ‘자신의 삶과 미래’다. 이들은 진영에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대체 어느 편이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를 묻는다. 학업·직업상 경쟁에서 게임의 룰을 지키는 ‘합리성’에 엄격한 것도 90년대생의 특성이다. 대내·외 경기 악화로 지속되는 고용 한파, 치열해진 입시·취업 경쟁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합리가 체질’인 20대에겐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다. 정책 효과에 공감해도 다다르는 과정이 부당하면 반발한다. 지난해 7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에 따르면 검찰개혁에 찬성하는 20대는 71.5%로 전 연령대에서 제일 높았다.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비리 의혹이 일자 20대는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조국 사태’에 침묵하는 정의당에게도 등을 돌렸다.
제21대 총선을 한달 앞둔 3월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선거관리위원회의 안내 현수막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패키지는 안 사요’…‘퉁’ 쳐서 지지하는 진영 vs 정치현안 ‘PICK’하는 20대


진영은 20대에게 실용성이 떨어지는 ‘패키지 상품’에 가깝다. 그들에게 ‘진보’는 탈원전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모두 찬성하고 ‘조국이 곧 검찰개혁’이라 입을 모으는 무리다. ‘보수’는 현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대응 정책을 한결같이 비판하고 미래한국당과 같은 꼼수 위성정당 창당에 박수를 보내는 세력이다.

어느 진영이든 여러 현안에 ‘묻지마식 지지’를 보내는 셈이다. 이런 ‘패키지식’ 진영 정치는 20대의 공감을 사기 어렵다. ‘내편의 승리’를 위해 결집시키려는 ‘타락한 진영 의식’은 ‘올드’하다. 막말·시위·농성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모든 이슈를 하나의 잣대로 재단하려는 궤변이 몸에 맞지 않는다. 20대는 ‘내 삶’과 먼 이슈까지 나서서 편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 주어진 여행 코스를 그대로 이동하는 ‘패키지 상품’을 외면하고 자유여행을 떠나는 청년이 많듯, 취업·결혼·환경·부동산 등 원하는 이슈만 골라 선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면서도 젠더·환경·기후 등 이슈의 폭은 더 넓다.
국회 본회의장



◇“정치권, 삶에 맞닿은 정책을 고민해야”


최근 무당층을 공략한 의제정당 창당 ‘붐’도 20대의 이런 생각과 무관치 않다. 4.15 총선을 앞두고 최근 2달간 27개 ‘미니정당’이 쏟아졌다. 여성과 환경, 규제개혁 등 ‘원포인트’ 의제를 콕 집어 총력을 기울이는 정당이 상당수다. ‘같이오름’, ‘시대전환’ 등 청년이 청년 당사자의 정치를 위한 정당을 세우는 사례도 많아졌다.

국회가 정쟁에 매진하는 대신 결국 ‘삶’과 맞닿은 정책을 생산할 필요가 있다는 방증이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있는 20대가 기존 진영정치에서 희망을 찾지 못해 선택을 유보한 채 남아있는 것”이라며 “정당들은 퇴행적 막말 등을 혁신하고 20대에게 절박한 문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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