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막는다' 韓 외교 총력전..코리아 모델 통할까

[the300]

코로나19(긴급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으려 한국발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나라가 늘면서 미국이 그 대열에 합류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 실제 조치에 나서면 '입국제한국'이 1개 추가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파장이 오기 때문이다. 

2일 현재 청와대와 정부 외교라인은 미국과 다양한 채널로 접촉하면서 한국인 입국금지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른바 '코리아 모델'을 미국측에 상세히 설명한 것을 청와대는 주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3.01.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since1999@newsis.com



출국자 발열체크 등 "코리아 모델" 



강경화 장관은 지난 1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전화통화에서 "과도한 조치는 자제해달라"고 강력 요청했다. 비건 부장관은 미 국무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한다.

한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완전히 막는 나라는 규모가 작은 소국이나 중동, 섬나라 등에서 시작됐다. 자체 보건역량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한번 감염자가 발생하면 수습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갖춘 선진국들은 상대적으로 완전금지와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적인 확산세를 보이자 미국도 자국민에게 대구 여행을 금지하고 한국발 입국 제한 가능성까지 열었다. 

이에 당국은 미국과 협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 장관도 전화통화에서 △일부 지역에 집중된 확산 △높은 수준의 검진 역량 △신속투명한 결과 공유 등을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도 한국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특히 정부는 미국으로 향하는 탑승객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 등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항공사들과 함께 검토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8일부터 미국행 승객이 탑승하기 전 공항에서 발열 검사와 건강 상태 문진을 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이와 같은 노력에 대해 "코리아 모델"이라며 "그런 조치들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반응했다.

강 장관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감수했다. 자신의 카운터파트 격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통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바쁜 일정을 이유로 들었다. 외교부는 그런 것을 의식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 셈이다.

외교부는 2일 미국 외에도 "통화할 필요가 있는 국가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정경두(왼쪽) 국방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03.01. since1999@newsis.com



중국인 전면금지했다면…



일각에선 우리가 중국인 입국을 전면금지했다면 제3국이 한국을 입국금지로 묶는 데 정당성을 부여했을 것이라고 본다. 중국인 특별입국절차라는 제한조치를 실효적으로 하면서 중국발 유입은 가능한 한 차단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중국인 입국 '전면금지'를 하지않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며 '미국'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방역의 실효적 측면과 국민의 이익을 냉정하게 고려했다"는 말에 이런 전략도 담겨 있다는 게 여권의 평가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국회 회동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제기됐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을 때 우리가 다른 나라의 금지 대상국이 되면 그 논리가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참석자들은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한 걸로 보인다. 28일 이후 야당의 공세는 "대통령의 사과"나 "중국인 금지"보다는 코로나19 극복으로 옮겨가는 기류다.

그럼에도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이 난데없이 격리되고, 대구·경북에 살지 않는데 주민등록번호만으로 불이익을 받는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 대응을 보는 국민여론도 차가워진다. 청와대나 외교당국도 이 점이 곤혹스럽다.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지난달 27일 상임위원회를 연 후, 서면 브리핑에서 "특히 해외여행 중인 우리 국민들이 부당한 대우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노영민(왼쪽)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회의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0.02.24. since1999@newsis.com



국민 피해에 당혹



한편 당국에선 확진자 증가의 역설을 조심스럽게 강조한다. 단순히 확인된 감염자(확진자)가 많다고 해서 우리가 최악이라고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얘기다. 

국내 확진자 숫자는 세계 어느나라보다 앞선 검사능력과 직결된다. 가용한 진단키트의 수, 전문 의료진, 인프라 등 검사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경우 감염자가 많아도 확진자를 가려내기란 그만큼 어렵고 느리기 때문이다.

특정집단(신천지)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퍼진 점,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속도는 둔화 조짐이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국무총리)의 1차장을 맡고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대구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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