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민주·진보 '비례정당' 창당… "미래한국당 저지해야"

[the300]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창당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해 진보 진영의 비례정당 창당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비례대표 의석 상당수를 미래한국당이 차지하는 상황을 저지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꼼수에 맞선 꼼수'라는 비판도 적잖다.

정봉주 전 의원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정당 '열린민주당' 창당 추진을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서울 강서갑)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지 17일 만이다.

정 전 의원은 "민주 진영의 통합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저는 창당위원으로 열린민주당 창당에 몰두하고 비례 순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총선 불출마를 함께 선언했다.

열린민주당은 정 전 의원과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중심으로 창당 절차에 나선다.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등록할 계획이다. 민주·진보 진영에서 비례정당 창당을 준비 중인 세력을 규합하겠단 목표다.

민주화운동 원로와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28일 오전 서울 대학로 흥사단에서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진보 진영 시민단체들도 비례정당 창당에 나섰다. 주권자 전국회의 등 단체들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원외 정당들을 아우르는 '정치개혁연합'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주권자 전국회의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을 잇겠다며 출범한 단체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함세웅 신부, 문국주 6월항쟁정신계승사업회 이사장 등이 소속됐다.

이들은 정치개혁 완수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정치개혁연합에 소속돼 선거를 치른 뒤, 당선자들이 원래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창당 준비와 함께 다른 정당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권 인사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도 비례정당 창당의 군불을 지피고 있다. 앞서 손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민주당이 진보 진영의 시민들에게 소홀한 것 같다"며 시민 중심의 비례정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초 손 의원은 정 전 의원과 함께 창당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은 손 의원과 향후 협력할 것이냐고 묻자 "직접 (창당에 대해)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날 한 언론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가 비례정당 창당 준비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을 표방한 창당 발표가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지지자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비례정당 필요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우리가 직접 창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분명히"라고 자체 창당에 대해선 명확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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