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후보 조성실 "'노키즈존' 국회, 평범한 엄마가 바꾸겠다"

[the300]

조성실 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입당 횐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10/사진=뉴스1

"국회에 '노키즈존(No Kids Zone)' 같은 분위기가 있다. 대형마트에도 있는 어린이방이 국회엔 없지 않냐. 국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화끈하다. 거침 없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출신 조성실 정의당 비례대표 예비후보는 "국회에 입성하면 국회 어린이방부터 하나 만들겠다. 제 의원실에선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지만 현실정치에 무관심했던 조 후보에게 5년의 전업주부 생활은 큰 화두를 던졌다. 그는 "평범한 엄마들이 사회적 직함 없이 전업주부로 산다는 건 엄청난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창립멤버로서 비리유치원을 고발하고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 등에 앞장서온 조 후보는 이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제도권 정치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수많은 양육 당사자의 삶을 정치적 의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조 후보는 "요즘 시대에 전업주부에겐 마치 남편의 소득이 많아 아이들 교육에만 몰입하며 커피숍에 앉아 민폐를 끼치는 '맘충'이라는 혐오적 시각이 덧씌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전업주부의 삶은 치열하다"며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을 뛰어넘은지 10년이 지났지만 왜 아직도 여성 고용단절이란 집단적 현상이 나타나는지 구조적 모순을 파고들겠다"고 굳게 말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출신 조성실 정의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사진=조성실 후보 제공

다음은 조성실 정의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공동대표까지 맡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0~20대 때 헌신적인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부채감을 느꼈다. 엄마와 저는 전적으로 타자인데 엄마의 삶이 희생되며 제 삶이 지탱된 데 대해 책임감을 느꼈다. 또 친정에 4살 터울 오빠가 있다. 어릴 때부터 차별 없이 자랐는데,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오빠와 다르게 전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 살 수밖에 없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엄마가 된 일이다. 양육 당사자로서 제 자신과 아이도 사랑한다. 하지만 언제나 부채감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는 사회구조적 모순이기에 남편과 집안일을 나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었다. 더욱이 먼 훗날 제 아이에게 "너를 키우며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포기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 '정치하는 엄마들' 창립멤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국회 입성한 뒤 1호로 추진하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고용단절방지법'을 추진하고 싶다. 양육 당사자의 고용단절 문제는 복합적이기에 법안 하나로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여러 분야에서 입법이 필요하다. 

첫번째로 '칼퇴근법'을 도입하겠다. 장시간 노동사회에선 양육자가 민폐가 되지 않으려 해도 그러기 쉽지 않다. 주52시간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관리시스템 차원에서 출퇴근 시간을 의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둘째로 육아휴직을 활성화하겠다. 육아휴직을 못 쓰는 이유 중 하나는 급여가 너무 작다는 점이다. 육아휴직을 쓰는 남녀 모두에게 최소 3개월에 한해 상한액 250만원 미만에서 임금의 100%를 지원해주는 법안을 내겠다. 양육 당사자가 엄마든 아빠든 상관 없이 최대한 육아휴직을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공적 돌봄을 확충하는 내용의 입법을 검토 중이다. 0~7세의 경우 어린이집을 통해 최대 12시간 보육이 가능하다. 필요하면 야간반이나 종일반을 활용해 긴급보육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마의 시기가 찾아온다. 오후 12~2시가 되면 학교에서 돌아오기에 양육 당사자가 버티지 못해 고용단절이 생기기 쉽다.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았다. 특별히 몸 담으려는 이유가 있냐. 

'정치하는 엄마들'은 처음부터 필요하면 우리들이 직접 출마하자고 선언했다. 직접 정치에 참여해 대한민국 모든 아이와 양육 당사자가 처한 사회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자는 게 저희 기본방향이었다. 시민사회가 원기옥을 모으면 이를 로켓처럼 발사시키는,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필요한데 제가 그런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의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의석수는 적지만 사회적 돌봄체계 구축에 있어 명확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정의당은 양육이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의제라는 의미에서 '사회적 모성' 개념도 많이 말해왔다. 

그렇기에 제가 가진 양육 당사자로서 현장감과 하고자 하는 일들이 진보정당과 만나 파급력 있는 효과적인 목소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출신 조성실 정의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사진=조성실 후보 제공

-국회에 양육 당사자로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몇몇 없었던 게 사실이다. 

국회에 '노키즈존' 같은 분위기가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을 하며 아이를 데리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몇 번 했는데 아무도 "조용히 시키세요"라고 말하진 않지만 분위기 자체가 싸했다. 

또 국회도서관에 아이를 데리고 갔는데 5~13세 미만이 이용하는 어린이방에서조차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지 말라"는 규정이 있었다. 

국회도서관의 경우 제가 건의해 지금은 바뀌었지만 이런 게 모두 국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국회의원이 되면 국회에 어린이방을 하나 만들겠다. 국회 직원 중에 양육 당사자가 많다. 국회토론회에 오는 방문자 중에도 아이를 데려오는 분들이 있다. 더 친근한 국회가 되도록 문화적 부분에서부터 바꾸고 싶다. 

또 제가 이용호 무소속 의원실에서 비서관으로 일해봐서 알지만 국회는 선거기간을 제외하곤 충분히 유연근무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서로 눈치 보느라 '9~6시'를 기본으로 야근까지 하더라. 

국회의원이 되면 제 의원실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 '7~4시'나 '11~8시' 근무만 해도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 수 있고, 병원에 데려갈 수도 있다. 삶의 질이 달라진다. 

-일각에선 당사자 정치에 대한 비판도 많다. 어떻게 반박하고 싶냐.

당사자가 왜 당사자 정치를 하면 안 되는지부터 되묻고 싶다. 현재의 정치구조 속에서 당사자가 너무 넘쳐 문제가 생기면 모르겠는데 당사자가 거의 없다. 엘리트 중심의 국회를 조금이라도 바꾸려 시도하는 이들에게 '당사자가 너무 많다' 혹은 '당사자 정치는 파시즘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왜 당사자들의 이야기는 국회에서 외쳐지지 않는지. 왜 당사자들이 대의민주주의라는 형태로 한 표를 준 의원들은 당사자의 문제를 자신의 주요 의제로 삼지 않는지. 

그동안 선거철에 '아이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습니다'란 구호를 수도 없이 들었지만 양육 당사자의 목소리는 왜 이슈가 되지 못했을까. 이에 대해 반박하면 이어 반박을 하는 걸로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의 힘은 말과 생활의 일치에 있다고 본다. 우리가 외치는 대로 사는 것. 적어도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는 게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배운 힘이라고 본다. 제 지지선언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힘 있는 사람들에게 더 세게 말하고 더 잘 싸운다는 점'이었다. 

진보정당 안에서도 제가 갈증 느끼는 부분을 힘 있게 이야기 하는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 되고 싶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 이제껏 실패하고 거수기가 됐던 이유는 결국 당지도부 라인으로 평가되며 이에 걸맞는 이야기를 온도에 맞춰 해왔기 때문이다. 저는 정의당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 방향에서 필요하다면 당내에서도 진실된 이야기를 낼 것이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출신 조성실 정의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사진=조성실 후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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