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타다 무죄' 다음날 국토부 '급발진'…"2월 국회에 '타다금지법' 통과"

[the300]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고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나서고 있다.

"김현미 장관의 의지가 강하다"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일명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수정안을 만들어 국회의원회관을 돌고 있다. 이번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방이다. 2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시킨다는 목표다.

'타다 금지법'은 지난해말 속도를 냈다. 정부(국토부) 여당이 힘을 합치면서다. 검찰이 타다를 '불법 콜택시'라며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상태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재판부의 1심 판결을 지켜보지 않고 통과시켰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타다금지법' 조항 중 렌터카 기반 서비스를 금지하고 면허 총량을 매년 허가받도록 한 개정안 조항에 대해 모두 '신중검토'의견을 내며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밀렸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1심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타다 금지법' 논의도 일단 유보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법사위로 넘어온 '타다금지법'은 아직 상정도 안 된 상태다. 사실상 20대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부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02.27. dahora83@newsis.com

◇국토부 차관, '한 줄' 더한 수정안 들고 법사위원에 '읍소'= 하지만 국회가 아니라 국토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며 막판 속도전을 시작했다. 법원의 무죄 판결 다음날부터 국토부는 '급발진'을 선택했다. 국토위원장 '대안'으로 의결된 법안을 자의적으로 수정해보겠다는 '꼼수'를 더했다. 그 내용을 들고 법사위원들을 만나 법 통과를 요청했다.

수정한 부분은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했던 제49조1항(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의 종류) 이다. 당초 법엔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운송플랫폼과 자동차를 확보해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거나 운송에 부가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한정지었다. 

여기에 타다를 포함시키기 위해 '자동차대여사업자의 대여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경우를 포함' 이라는 한 줄을 넣었다. 하지만 나머지 영업방식 등은 기존안대로다. 

결국 타다의 현재 영업방식은 금지하고, 플랫폼운송사업에 편입시켜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와 동일한 방식에 따르라는 의미다. 특히 운전자는 택시기사 자격 보유자로 한정했다. 타다가 택시면허 구매를 의무화하는 조항이기도 하다

공정위가 '검토의견'으로 제동을 건 부분의 '땜질'에 지나지 않는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검토의견으로 "플랫폼 운송사업 요건인 ‘자동차 확보’ 의미가 자동차 소유만인지, 리스 또는 렌터카를 통한 확보도 가능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여지를 마련해 두는 게 바람직하다"며 "기존 사업체와 신규진입 사업체간에 향후 사업방법 또는 이해관계의 조정이나, 타협 등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다만 재판부가 '모빌리티 산업 주체와 규제 당국이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과 솔루션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며 "플랫폼 운송사업 신설 등 개정안의 기본틀은 유지하되, 법원 판결 취지를 반영한 일부 보완 방안을 강구했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도읍 법사위 야당간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2.26/뉴스1
◇"선거 앞두고 눈치싸움"…법사위원 동향은?

국회는 '표정관리' 중이다. 법사위는 3월초 열릴 예정이다. 3월 4일 본회의 처리 안건을 심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사위 소관 법안을 먼저 다룬 뒤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심의한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국토부로터 공식적인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받지 못한 상태다. 여 위원장은 "법원에서 타다 사업 자체가 위법하지 않은 것으로 판결했으니 개정안도 그 부분을 반영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현행 법상 위법하지 않은 내용을 새로운 규제로 엄격하게 제한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다음 주 열릴 예정인 본회의 전 법사위에서 수정안에 대해 보고가 이뤄질 것 같다"며 "의결 또는 추가 심의 여부는 그 때 결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공무원을 1대1로 만난 의원들은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한다. 법사위에서 법안 일부를 수정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자구 수정'을 벗어나는 범주다 보니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처음 법사위로 넘어온 뒤 재판부가 '무죄'판결을 한 점도 재고 포인트다.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민주당)·장제원(통합당)·채이배(민생당) 의원 사이에도 이견이 있다.

우선 채이배 의원은 "타다가 합법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이를 금지하는 법안에 찬성할 수 없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는 원칙에 맞게 법안 자체를 국토위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이철희·금태섭 의원도 '타다 금지법'에 동의하지 않는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혁신의 속도를 법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산업생태계를 발목잡을 수 없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주택법 개정안 등 '12·16 대책' 후속 입법, '코로나 사태' 지원책 관련 각종 입법 등을 고려할 때 '타다 금지법'에 매달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일 '타다금지법'이 다시 국토위로 회부된다면 셈법은 복잡해진다.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택시기사 표심을 의식할 수 밖에 없지만 법안소위와 상임위 일정을 다시 잡기에 여력이 부족할 수 있어서다.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은 "국토부의 개정안 수정 요청에 대해 여야 간사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당초 예정된 회의가 코로나 여파로 연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으로 억울한 국민은 없어야 하기 때문에 행정적 절차가 중복되더라도 그 부분을 해결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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