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국회의원 월급 깎겠다' 서약해야 공천준다

[the300]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2.26/뉴스1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국회의원 월급을 깎는데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공천장을 주겠다고 밝혔다.

막말 논란을 일으키면 보수를 전액 반납하겠다는 약속도 받는다.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국회의원이 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받고 공천장을 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첫째, 국회의원직 수행에 따르는 예산 경비 삭감에 앞장서도록 할 것"이라며 "의원 세비 삭감 법개정을 추진할 것이고 법 통과 전까지 매월 세비의 30%를 성금으로 기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현재 9명으로 구성된 보좌진 수를 줄이겠다"며 "이를 대신해 줄이는 숫자만큼 국회 입법조사처(입조처)와 예산정책처(예정처) 등의 인원으로 확대해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의원 1명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9급 비서 각 1명, 인턴 1명 등 9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둘째, 혐오발언이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세비 전액을 반납토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회 윤리특위와 당 윤리특위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김 위원장이 국회의원의 세비 삭감과 보좌진 감축 등을 사실상 통합당의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상당히 논의했기 때문에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비 삭감 등은 국회의원을 향한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위 '특권 내려놓기'에 통합당이 앞장 서겠다는 취지다.

특히 품위 손상 행위에 '세비 전액 반납 서약'을 내건 것은 국회의원의 막말 등에 국민적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매번 총선 때마다 세비 삭감은 단골 공약이었지만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추진한다해도 일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컨대 보좌진은 국회의원의 '특권'으로만 볼 게 아니라 정책 역량을 뒷받침하고 정상적 의정활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측면이 있다.

국회 입조처와 예정처 인력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일 수 있다. 

통합당 보좌진협의회(회장 이종태 보좌관)도 이례적으로 이날 자정 가까운 시간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대한민국 국회 입법부 보좌진 2700명은 행정부 100만여명을 감시하기 위해 연차나 육아휴직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현실"이라며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주말과 낮밤 구분없는 격무에 노출된 보좌직원들은 오직 자긍심과 국민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쇼잉'(보여주기)이라도 국회개혁을 외치고자 한다면 보좌진을 줄이겠다고 말하지 말고 보좌직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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